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임상 능력을 신약개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가기 위해 규제 대응 역량 강화와 약가 보상체계 개선,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13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2026 KoNECT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글로벌 임상개발 환경 변화에 따른 신약개발 전략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최정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본부장은 식약처 자료를 인용해 해외 개발 의약품의 국내 임상시험은 약 14% 증가했지만, 국내 개발 의약품의 임상시험은 약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임상시험 인프라가 국내 기업의 신약개발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주영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허가심사 속도뿐 아니라 전문인력 확보와 심사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심사자들이 민원인들과 협의해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 신약 가치를 반영하는 약가 보상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영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부회장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회원사 신약 117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신약 가격을 1로 설정했을 때 경제 수준이 유사한 주요 선진국의 평균 가격은 2.4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신약개발 동력을 유지하는 데 약가가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들이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약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활용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병원과 제약사, AI·데이터 기업을 연결하는 가칭 '한국형 글로벌 임상혁신 허브' 구축을 제안했다.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로 이전하지 않고 AI 학습 결과를 공유하는 연합학습 기술을 활용해 환자 모집 기간을 단축하고 이상반응을 조기에 탐지한다는 구상이다. 협회가 추진 중인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K-멜로디'에는 현재 3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노 회장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연합학습 운영을 맡고 병원과 제약사, AI·데이터 전문기업들이 긴밀히 연결되는 구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