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놓고 여야 충돌…회의록 공개 공방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도 유예 결정을 놓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증시 부양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투자 전략 노출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반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4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 결정의 적절성과 기금운용 독립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허용 범위를 초과하더라도 매도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5월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였다. 주가 상승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늘어나도 당장 주식을 팔아 비중을 낮추지 않도록 한 조치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기금운용위가 관련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한 점을 문제 삼았다. 백 의원은 “국민의 노후자금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국회가 확인하자는 것”이라며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점도 지적하며 국정조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은 국민연금이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민연금은 정권의 증시 부양 펀드가 아니다”라며 “리밸런싱 유예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회의록 비공개가 법률에 따른 조치라고 반박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기금운용의 공정한 수행이나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안건은 4년 뒤 회의록을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진행 중인 투자 전략이 공개될 수 있는 위험까지 무릅쓰고 공개하라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이수진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내 주식 추가 매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도 국내 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자산 비중 조정 문제라며 정치적 목적의 증시 부양 의혹에 선을 그었다.

리밸런싱 유예에 따른 투자 성과를 검증하기 위한 자료 제출 문제도 쟁점이 됐다. 이만희 복지위원장은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았을 경우의 투자 성과를 비교하는 시뮬레이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규홍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제출하겠다고 답했지만,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공개 여부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정치적 개입 의혹에 대해 “1월 결정도, 5월 결정도 다 만장일치였다”면서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전문가들이 국내 증시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해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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