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은의 정책과 혁신] 〈51〉지하철 9호선 혼잡, 새로운 발상으로 다시 풀어보자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

서울시의 대중교통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편리하면서도 경제적이다. 이러한 경쟁력의 바탕에는 서울시가 끊임없이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해 온 노력이 있다. 실제로 서울시 1급 이하 간부들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면서 직접 체감한 불편 사항이나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현장에 전달하고 있다.

완벽한 대중교통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지하철 9호선에 대해서도 최근 개선 방안이 발표됐다. 특히 급행열차 운행 확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지만 실행하기 쉽지 않았던 과제지만, 이번 조치로 완결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필자 역시 9호선을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급행열차가 주요 구간에서 승객으로 가득 찬 채 운행되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느낀다. 급행열차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편되어 왔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는 민간이 9호선 운영을 맡아 온 구조적 특성과 열차 제작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6량으로 운행하는 9호선이 효율적인지, 8~10량으로 운행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선이 비효율적인지는 논외로 하고, 추가 증편 외에 열차 운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급행열차와 일반열차 모두 6량으로 운행하는 현행 체계에서 일반열차의 객차를 1~2량 줄이고, 이를 급행열차에 추가 배정하는 방안이다. 추가 차량 제작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열차 내 혼잡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스크린도어 작동 등 관련 설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급행열차 정차역은 승강장 길이가 충분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 역이 있다면, 일부 객차의 출입문을 특정 역에서 개방하지 않고 승객이 다른 객차를 통해 승하차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비상시 대피 경로 확보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승객의 이동 동선과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한다면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여지가 있다.

둘째,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과거 서울시 내부 검토회의에서 논의됐으나, 실제 혼잡도 완화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진전되지 못했다. 당시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는 직원이 절반 정도에 달한다는 현황 보고도 있었지만, 여기에는 한 달에 하루만 유연근무를 신청한 직원까지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단순한 이용 인원보다 실제 출퇴근 시간 분산 효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특히 9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 3~4일 이상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도록 유도한다면, 공공부문만으로도 혼잡도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이러한 정책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민간기업까지 참여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대통령의 공약과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도 이러한 방향과 맞닿아 있는 만큼, 공공부문이 먼저 선도하고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확산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추진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정책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모든 혼잡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인지를 묻는다면, 실행에 나서기도 전에 논의가 좌초될 수 있다. 혼잡도를 다른 노선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거나 현재보다 5~10% 개선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목표를 구체화하면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고 정책 효과를 측정하기도 쉬워진다.

시작이 반이다. 우선 공공기관부터 실질적인 유연근무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면 민간의 참여 역시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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