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중장기 성장 전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메모리 업체 간 차세대 D램 로드맵이 엇갈리며 불거진 장비 수요 둔화 우려에도 정면 반박했다.
21일(현지시간)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6월 29일~9월 27일) 실적발표 설명회에서“모든 반도체 소자 구조가 3차원으로 전환될수록 식각과 증착 공정의 비중은 높아진다”며 “6F² 구조에서 곧바로 3D D램으로 전환한다면 식각·증착 공정의 비중은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시점에,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4F²(포에프 스퀘어) 구조보다 기존 6F² 구조를 연장한 뒤 3D D램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반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램 제품을 연내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처 CEO는 “기존 구조를 더 오래 유지하며 패턴을 더욱 미세화할수록 에테르(Aether)와 아카라(Akara) 같은 공정 기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D램 제조업체들이 어떤 기술 경로를 선택하더라도 미세화와 구조 변화에 따른 장비 수요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장기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웨이퍼 제조장비(WFE) 시장 규모를 1500억달러 중반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2027년에는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처 CEO는 “성장률은 D램이 주도하고 첨단 파운드리·로직, 낸드 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램리서치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82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3억2000만달러) 대비 54%, 직전 분기(67억2000만달러) 대비 22% 증가한 규모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미국 일반회계기준(GAAP) 영업이익은 3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순이익은 2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실적 성장은 신규 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 확대가 주도했다. 증착·식각·세정 등 신규 장비 판매를 포함하는 시스템 부문 매출은 5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5억5000만달러) 대비 62% 증가했다.
램리서치는 다음 분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12월 27일 종료되는 분기 매출 전망치로 86억달러(±4억달러)를 제시했다. 전망치 중간값 기준 이번 분기보다 약 4.6% 증가한 수준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