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루엠이 저마진 전자부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과 전자가격표시기(ESL)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가운데, 수익성 및 자본효율 개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솔루엠의 단기 실적보다 2027년 이후 본격화될 사업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기존 TV·IT용 전자부품 비중을 낮추고 AI 서버 전원과 ESL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AI 데이터센터용 DC-DC 컨버터다. 솔루엠은 기존 파워모듈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력변환 기술을 기반으로 22~23kW급 고밀도 DC-DC 컨버터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솔루엠이 글로벌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의 공급 후보군 5개사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증권사는 데이터센터용 전력변환장치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솔루엠이 기존 TV·IT용 파워모듈 업체에서 고부가 전력변환 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BBU와 PSU, ESS 등 주변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력·배터리 공급망 재편도 관련 시장의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의 규제와 관세, 투자 심사 강화 등에 따라 일부 중국 ESS 업체들의 현지 사업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비중국 공급망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솔루엠의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지는 글로벌 CSP 공급망 진입과 실제 양산 여부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업구조 변화는 수익성과 자본효율 지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솔루엠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25년 2.7%에서 2026년 10.1%, 2027년 19.8%, 2028년 21.3%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하자본이익률(ROIC) 역시 2026년 7.3%에서 2027년 12.2%, 2028년 13.4%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는 솔루엠의 잉여현금흐름(FCF)이 2025년 -440억원, 2026년 -100억원에서 2027년 350억원, 2028년 570억원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2026년 790억원에서 2027년 1417억원, 2028년 197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외부 평가도 함께 제시됐다. 미래에셋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솔루엠의 거버넌스 점수는 7.1점, 등급은 AAA로 평가됐다. 해당 평가는 주주총회 운영과 주주행동,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등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솔루엠의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을 5.9배로 제시했으며, 지난 10월 16일 종가 1만4030원을 기준으로 목표주가 2만8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는 증권사의 추정치로, 향후 AI 전력 사업의 실제 수주와 양산 시점, ESL 성장 속도 등이 실적 전망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솔루엠은 기존 전자부품에서 확보한 기술을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로 확대하는 동시에 ESL 사업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향후 고부가 사업 확대가 실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자본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의 평가 기준 역시 기존 전자부품 매출 중심에서 AI 전력 사업의 성장성과 자본 활용 능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