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반도체 공장(팹) 핵심 설비 관리에 '에이전틱 AI'를 적용한 결과, 이상 징후를 이전보다 30% 빠르게 찾아내고 단일 사례에서만 연간 약 750만달러(약 100억원) 비용절감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8개월 동안 에이전틱 AI '시크(Seeq)' 플랫폼을 오케스트레이터(조율자)로 삼아 여러 AI 에이전트를 배치, 이와 같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크 플랫폼은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일하며, 한 명의 '조율자'가 이들을 지휘하는 방식이다. 이상 신호가 뜨면 원인 분석부터 작업 지시서 초안 작성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되, 최종 승인은 엔지니어가 한다. 기존에 엔지니어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직접 확인하던 과정을 크게 줄인 것이 핵심이다
양사 협력은 약 3년 전 인텔이 대규모로 분석을 개발·배포할 '셀프서비스 분석 플랫폼'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인텔이 AI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현재는 에이전틱 AI 방향으로 협력을 확장했다.
적용 대상은 초순수 설비, 칠러(냉각기), 특수가스, 화학물질 공급 설비 등 팹을 움직이는 핵심 유틸리티 설비다. 이 설비들은 웨이퍼를 직접 만드는 공정 장비는 아니지만,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웨이퍼가 오염되거나 라인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순수는 극미량의 불순물도 허용되지 않아 이상 징후를 빠르게 잡는 것이 수율과 직결된다.
이전에는 알람이 울린 뒤에야 엔지니어가 여러 화면을 열어 데이터를 모으고 원인을 찾았다. 지금은 이상 신호가 잡히면 관련 데이터와 과거 유사 사례, 권장 조치가 한곳에 정리돼 엔지니어에게 전달된다. 엔지니어는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만 하면 작업 지시서가 만들어진다.
성과는 이상 감지 속도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작업 지시서를 자동으로 만들어 기술자 업무량을 15~20% 줄였고, 연간 12만시간 이상 노동시간을 절감했다. 칠드워터(냉각수) 플랜트에서는 에너지 효율도 약 15% 높아졌다.
시크는 인텔의 전 세계 사업장 약 70개 시스템에 연결돼 있고, 6500만~7000만개의 태그(시계열 신호 데이터)를 바로 쓸 수 있게 통합했다. 현재 매주 약 1000명의 인텔 엔지니어가 시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시크 관계자는 “시크는 분석 모델을 대신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설비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모델을 만들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도구와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