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윤재 CGN TV 감독 “지울 수 없는 방송 자산, 저장 방식부터 바꿨다”

국내 첫 퀀텀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 도입…3PB 방송 아카이브 체계 전환
디스크·오브젝트·테이프 결합해 저장 효율 개선…기존 CMS 유지하며 서비스 중단 없이 이관
“앞으로 AI 기반 영상 검색까지 확대…방송 콘텐츠 활용 가치 높일 것”
CGN TV 신윤재 감독이 퀀텀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를 소개하고 있다.
CGN TV 신윤재 감독이 퀀텀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를 소개하고 있다.

“방송 콘텐츠는 시간이 지났다고 버릴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매주 새로운 영상이 쌓이지만 과거 영상도 언제든 다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장 용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비용과 관리 부담까지 커지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CGN TV 신윤재 감독은 방송 아카이브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기독교 방송사 CGN은 예배와 설교, 다큐멘터리,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은 방송 이후에도 재편집과 재방송, 자료 활용을 위해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CGN은 최근 티에스라인시스템이 국내 공급하고 있는 퀀텀(Quantum)의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ActiveScale Cold Storage, ASCS)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기존 디스크 중심의 방송 아카이브를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테이프 라이브러리가 결합된 3계층 저장체계로 전환했다.

2025년 10월 장비 구축을 마친 뒤 약 3PB규모의 방송 자산을 이관했으며, 올해 4월부터 새로운 아카이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CGN의 이번 아카이브 전환은 방송 콘텐츠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응해 기존 디스크 중심 저장체계를 재설계한 사례다.

특히 기존 방송 제작 환경을 유지하면서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결합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서비스 중단 없이 이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은 CGN의 방송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15년간 지원해 온 MBC C&I가 제안과 설계, 구축을 총괄했다. 퀀텀코리아와 미디어빌리지테크, 티에스라인시스템 등이 제품 공급과 기술 지원에 참여했다.

신 감독에게 시스템 도입 배경과 구축 과정, 실제 운영 효과를 들어봤다.

-기존 방송 아카이브 시스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가장 큰 문제는 계속 증가하는 영상 데이터였다. 기존에는 2.8PB 규모의 메인 NAS 스토리지와 동일한 용량의 백업 스토리지를 운영했다. 편집용 스토리지도 별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방송 콘텐츠가 쌓일수록 저장 공간이 부족해졌다. 용량을 늘리려면 메인과 백업 장비를 함께 증설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컸다.

전력 소비와 설치 공간, 장비 교체에 따른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영상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당초 디스크 스토리지 증설을 검토하다가 새로운 방식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는 기존 디스크 스토리지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방송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온 MBC C&I에서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MBC C&I가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KOBA)에서 퀀텀의 스칼라 i7 랩터(Scalar i7 RAPTOR)를 확인하고, 높은 저장 밀도와 확장성이 CGN의 아카이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결합하면 데이터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저장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테이프 장비를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어 처음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 검토를 거치면서 새로운 방식의 장점을 확인했고 결국 도입을 결정했다.

-여러 기술적 요소 가운데 최종 도입을 결정한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

▲표준 S3 프로토콜을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특정 제조사나 전용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기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지 시스템은 한 번 구축하면 장기간 사용한다. 특정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향후 시스템을 확장하거나 교체할 때 비용과 운영상의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확장성이다.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최대 36PB까지 저장 용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당장의 저장 공간 부족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증가할 방송 콘텐츠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새롭게 구축한 아카이브 시스템은 기존과 어떻게 달라졌나.

▲기존에는 디스크 스토리지 중심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복제하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디스크와 오브젝트 스토리지,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결합한 3계층 구조다.

기존 2.8PB 디스크 스토리지는 온라인 작업을 위한 성능 계층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200TB 규모의 퀀텀 액티브스케일 P200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3.5PB 규모의 LTO-9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연결했다.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는 디스크에서 처리하고 장기간 보존해야 하는 데이터는 테이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테이프 라이브러리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약 3PB에 달하는 기존 방송 데이터를 이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방송 시스템은 서비스 연속성이 중요하다. 기존에 저장된 콘텐츠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방송 송출에 문제가 생기거나 데이터가 손실돼서는 안된다.

이번 구축에서는 별도 미들웨어 없이 표준 S3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기존 CMS와 새로운 아카이브를 연동했다.

대규모 데이터 이관도 기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병행했다. MBC C&I와 퀀텀 엔지니어팀이 긴밀하게 협력한 덕분에 방송 송출 중단이나 데이터 손실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국내 첫 구축 사례였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검토가 중요했지만 오랫동안 CGN의 방송 환경을 이해해 온 파트너사가 함께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올해 4월 서비스 전환 이후 실제 운영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우선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줄었다. 기존에는 저장 공간이 부족해질 때마다 추가 증설을 고민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저장 용량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 장기적인 운영 계획을 세우기가 수월해졌다.

과거 영상을 검색하고 복원하는 과정도 개선됐다.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테이프가 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필요한 콘텐츠를 찾아 다시 활용하는 과정이 편리해졌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는 과거 영상을 얼마나 신속하게 찾아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뿐 아니라 콘텐츠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GN의 퀀텀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 구축 참여자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000 미디어빌리지테크 이사, 이우천 티에스라인시스템 이사, 신윤재 CGN 감독,  김규백 MBC C&I 부장
CGN의 퀀텀 액티브스케일 콜드 스토리지 구축 참여자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000 미디어빌리지테크 이사, 이우천 티에스라인시스템 이사, 신윤재 CGN 감독, 김규백 MBC C&I 부장

-비용 절감 효과도 주요 도입 성과로 거론된다.

▲대용량 아카이브를 모두 디스크로 구성하면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전력 소비와 설치 공간, 장비 교체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는 장기간 보존하는 데이터를 테이프에 저장하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퍼블릭 클라우드 역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보존 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CGN 입장에서는 단순히 장비 가격을 비교하기보다 장기간 운영에 필요한 총소유비용(TCO)을 낮출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방송 아카이브에서 데이터 안정성은 특히 중요할 것 같다.

▲CGN이 보유한 영상은 단순한 방송 파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기록이자 앞으로도 활용해야 할 미디어 자산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한 번 손실되면 복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장 용량이나 비용 못지않게 데이터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은 자가 치유(Self-healing) 기능과 데이터 보호 기술을 지원한다. 테이프를 활용한 장기 보존 구조도 갖췄다.

앞으로 수년간 데이터가 증가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다.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방송 콘텐츠 관리도 계획하고 있나.

▲AI 기술을 활용해 가장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영상 검색이다. 현재 방송 아카이브에서는 주로 파일명이나 제작 날짜, 등록된 메타데이터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찾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영상의 실제 내용을 이해하고 검색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특정 설교 본문이나 출연자, 영상에 등장하는 내용을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다면 과거 콘텐츠의 활용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이번에 구축한 표준 S3 기반 아키텍처는 향후 이러한 AI 기술을 연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보관하는 아카이브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찾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능형 미디어 자산 관리체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국내 첫 구축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역할은 어떻게 평가하나.

▲새로운 기술을 처음 도입할 때는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국내에 동일한 구축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기술 검토와 협력이 필요했다.

MBC C&I는 15년간 CGN의 방송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고 운영해 온 파트너다. 기존 환경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저장체계를 설계하고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퀀텀코리아와 미디어빌리지테크, 국내 총판인 티에스라인시스템도 제품 공급과 기술 지원에 참여했다.

여러 업체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하면서 안정적 시스템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기관에 전하고 싶은 말은.

▲가장 큰 성과는 저장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CGN처럼 매주 새로운 영상이 쌓이지만 기존 콘텐츠를 쉽게 삭제할 수 없는 기관은 많을 것이다. 방송사뿐 아니라 종교기관이나 교육기관, 공공기관도 비슷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저장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와 장기간 보존할 데이터를 구분하고 각 특성에 맞는 저장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과 운영 효율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

CGN의 이번 경험이 대용량 미디어 자산을 관리하는 다른 기관에도 참고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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