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디스플레이, 위기 속 기회 찾아야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로 반도체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원자재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아우성친다. 역성장이 우려됐던 지난해를 무사히 넘기고 올해 반등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악화일로다.

'칩플레이션(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원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AI 및 반도체 중심 산업 구조 재편 속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AI 관련 수요가 블랙홀처럼 시장 자원을 빨아들이면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전반이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반도체 기업이 웃돈을 주며 자원을 확보하다 보니, 동일한 기초 소재와 공정 자원을 공유하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원자재 확보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거시 흐름인 탓에 개별 기업 노력만으로는 벗어나기 쉽지 않다.

위기라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악조건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는 것이 기업과 산업 생존 법칙이다.

우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자원을 집중해 전방부터 후방산업에 이르기까지 큰 부가가치를 공유하며 체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 중장기로는 대안 소재·부품을 마련하는 한편 국산화에 속도를 내서 공급망을 안정화해야 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소부장 국산화율은 71.5%로 높은 편이지만 핵심 원료나 부품, 장비 등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정부와 정책 당국은 디스플레이 소부장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생태계 육성도 지원해야 한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이번 위기를 성장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AI 파고에 쓸려나가지 않고 도약할 길을 찾길 기대한다.

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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