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을 오래 잤는데도 피곤한 날이 있고, 몇 시간 못 잤는데 의외로 개운한 날도 있다. 잠을 얼마나 잤는지는 알지만, 그동안 몸이 얼마나 회복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손가락에 낀 작은 반지가 이런 궁금증을 숫자로 보여줬다. 수면과 심박수, 활동량 등을 측정하는 스마트링 '오우라링5'다.
핀란드 헬스케어 기업 오우라가 만든 이 제품을 약 3개월간 착용해봤다. 매일 아침 수면 점수를 확인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궁금증도 늘었다. 수면 점수부터 심박변이도, 준비도까지 다양한 정보가 쌓였지만 무엇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내 생활 습관에서 개선할 부분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요령을 피웠다.

AI가 가장 먼저 짚은 것은 수면 시간이었다. 최근 일주일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31분, 수면 점수는 59점. 수면 규칙성은 '좋음'으로 평가됐지만 수면 부채는 9시간까지 쌓였다. AI는 잠드는 시간대가 비교적 일정하더라도 실제 수면량이 부족하면 충분히 회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야근과 술자리가 잦다는 생활 습관을 알려주자 조언도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AI는 음주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구분해 수면 점수, 안정시 심박수, 심박변이도(HRV)를 비교해보라고 권했다. 술자리 다음 날 유독 피곤했던 경험이 실제 생체 데이터에도 나타나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취침 시간을 30분씩 앞당긴 뒤 2주간 수면 점수와 준비도 변화를 비교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운동 기록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웠다. 최근 30일 평균 걸음 수는 7516보로 최근 60일 평균보다 많았지만 활동 칼로리는 오히려 적었다. AI는 이를 운동 부족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운동을 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활동량을 구분하고, 다음 날 준비도 점수까지 비교해보라고 했다. 단순히 운동량을 늘리라는 조언보다 실제 몸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AI를 활용하니 처음에는 복잡했던 오우라 앱의 정보도 한결 이해하기 쉬워졌다. 특히 개별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고 생활 습관을 어떻게 바꿔볼지 제안하는 점이 유용했다. 다만 개인 건강정보를 외부 AI 서비스에 공유해야 한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착용감이 인상적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전자 갤럭시 링과 비교하면 오우라링5가 더 얇고 가볍게 느껴졌다. 특히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움켜잡을 때 손가락에 닿는 이물감이 적었다. 두 제품 모두 잠잘 때 불편함은 없었지만, 일상적인 착용감에서는 오우라링5가 조금 더 편했다.
배터리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일간 사용했고, 당시 잔량은 약 5%였다. 충전을 자주 신경 쓰지 않아도 수면 기록을 꾸준히 쌓을 수 있었다. 다만 분실했을 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다.
오우라링5는 자신의 수면과 회복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려는 이용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특히 AI를 함께 활용하면 복잡한 건강 지표를 쉽게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수면 점수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건강 데이터를 일상 관리에 적극 활용하려는 이용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