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기존 전공정으로 미세화 한계에 도달하자 AI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릴 핵심 대안으로 떠올라서다. 특히 첨단 패키징 '소재'가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급부상했다.
이광주 LG화학 연구위원은 28일 열린 전자신문 '테크서밋 2026'에서 '패키징을 넘어 : AI 혁명을 이끄는 소재 솔루션'을 주제로 발표하며, 차세대 반도체 성능과 공정 수율을 결정짓는 '게임 체인저'로 첨단 패키징 소재를 지목했다.
현재 AI 반도체는 구동 시 발생하는 발열 문제와 고집적화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일종의 기술적 병목이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이 결합된 2.5D 및 3D 패키징 구조에서는 칩 간 밀집도가 크게 높아졌다. 열 전달 효율을 높이고 반도체 칩 변형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반도체 칩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뛰어난 열 방출 성능과 높은 접착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씬(Thin), 고방열, 고신뢰성 접착 소재와 열전도 소재, 몰딩 소재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LG화학도 이같은 수요에 대응, △다이어태치필름(DAF) △비전도성 접착 필름(NCF) △동박적층판(CCL) △감광성 절연재(PID) 등 다양한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 성능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HBM 적층 구조에 적용되는 NCF 등은 칩과 칩 사이의 미세한 격차(갭)를 빈 공간(보이드) 없이 균일하게 채워 열 저항을 최소화하고, 고온·고습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차폐 및 접착 신뢰성을 제공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영역에서도 고집적·대면적화 및 고속·고주파 신호 전송 환경에 맞춘 소재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판의 열 변형을 방지하는 열팽창계수(CTE) 저감 특성과 신호 손실을 방지하는 저유전 및 저응력 특성을 실현한 CCL, 프리프레그(PPG), 빌드업 필름, 필름형 솔더레지스트(DFSR) 소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 이 연구위원은 미세 회로 패턴 형성을 위한 고해상도 절연 소재와 박형 웨이퍼 핸들링용 임시 본딩·디본딩(TBDB) 공정 소재 역시 첨단 패키징 수율 및 신뢰성 향상의 핵심적인 공정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첨단 패키징 소재 적용 범위는 AI 클라우드 인프라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PC 등 온디바이스 AI, 로봇·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첨단 패키징 기술 환경에서는 어떤 소재를 선택하고 구현하는가가 공정 성능과 최종 수율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다양한 AI 응용처 요구에 맞춘 차세대 첨단 소재 개발과 독자적 기술력 확보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