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하이닉스, 기술력·주주가치로 날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종 단일기업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사에 길이 남을 대업이다. 28일 공개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올렸다.

나아가 80%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이익률과 강력한 현금잉여흐름 등은 단순한 반도체 업황 호조라는 환경적 요인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다. 그간 쏟아부은 각고의 연구개발(R&D) 노력과 집요한 기술 투자의 결실이기에 이번 실적은 더욱 빛나게 느껴진다.

아무리 시장 환경이 좋아도 기술 우위가 확고히 확보되어야만 누릴 수 있는 기회임을 SK하이닉스는 실적으로 증명해 냈다.

결국 기술의 차이가 시장에서의 압도적 존재감, 폭발적인 수요 대응력, 미래 기술 방향성을 거머쥐게 한 원동력이 됐다. SK하이닉스는 HBM4 출하 본격화와 321단 TLC eSSD, 1c 공정 확대 등 기술 진화를 가속하고 용인 클러스터 투자를 늘려 초격차 우위를 굳혀가고 있다.

미·중 안보 갈등과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반도체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확실한 기술적 통제권을 쥔 기업만이 시장 규칙을 주도할 수 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과감한 R&D 투자가 시장의 우호적 국면과 결합했을 때 어느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지 선명히 보여준다. SK하이닉스의 기술 우선 고집이 앞으로의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금 실적이 대변해준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에서의 주주 목소리는 갈수록 더 커지고 강해질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이에 응답하듯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이든, 잉여자산이든, 키옥시아 지분 매각 등 투자 수익이든 가리지 않고 주주환원의 전면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

연간 100조원 규모의 전향적 주주환원 패키지와 대대적 자사주 매입·소각 방침에 주주들은 또 한번 환호하고 있다. 무리한 자회사 상장을 지양하고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을 차단한 결정 또한 단기적 성과보다 주주와의 신뢰를 최우선에 두겠다는 경영진 의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거침없이 기술을 키우고 진정성 있게 주주를 위하는 기업은 지속가능성 점수에서 이미 절반 이상의 고지를 확보한 것이나 진배없다. 첨단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내부적 동력과 주주 신뢰라는 공고한 외부적 기반이 결합할 때 기업의 성장은 일시적 번영을 넘어 장기적 선순환 궤도에 오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지금, SK하이닉스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는 것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시장 전체 흐름을 호령하길 기대한다.

SK하이닉스 M16팹 전경.  〈전자신문 DB〉
SK하이닉스 M16팹 전경.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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