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가 반도체·드론·미래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기존 제조 경쟁력에 AI 소프트웨어와 현장 데이터를 결합하고, 기업·대학·연구기관·투자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지역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상북도는 29일 국내외 기업과 투자기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 미래전략 산업혁신 투자 포럼' 3회차 행사를 열고 반도체·드론·미래자동차 산업의 성장 전략과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은 경북의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지역 기업의 투자 유치와 국내외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개회 인사말에서 “중요한 것은 세 차례 포럼에서 만들어진 만남과 협력을 실제 투자와 기업 성장, 지역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제조 현장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경북의 제조 기반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비전 포럼에서는 '반도체·드론·미래자동차 산업'을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 윤석빈 서강대 특임교수, 홍선기 테스투자파트너스 수석팀장, 백성욱 하이테커 대표, 황인호 바운드포 대표, 이남억 경상북도 공항투자본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포럼의 핵심 의제는 제조업 AI 전환과 시장 중심의 산업 혁신이었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는 기술 중심의 추격형 성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수요를 이해하고 제품 기획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선도형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북이 보유한 철강·전자·자동차부품 등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 혁신과 사업화로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AI 전환을 생산성 혁신과 제품 혁신이라는 두 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피지컬 AI를 제조 제품과 생산 시스템에 적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연구기관·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산업별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스타트업 육성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역량 확보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윤석빈 서강대 특임교수는 제조 현장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해 AI 활용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이 모든 역량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기보다 기업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공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제조 현장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됐다. AI 데이터 기업 바운드포의 황인호 대표는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공정 데이터뿐만 아니라 작업자 업무 지식과 수정·피드백 정보까지 학습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가 향후 AI 산업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는 만큼, 지역 제조기업도 데이터 생산과 활용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연계 방안도 논의됐다. 홍선기 테스투자파트너스 수석팀장은 기술 개발에서 매출 발생과 양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기업 기술 검증과 실증, 양산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지방정부가 기업 인프라·연구개발을 지원해야 투자와 사업화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제언했다. 경북 지역 유망기업을 모아 분기별 투자설명회(IR)와 기업 매칭 행사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경상북도는 기업과 투자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남억 경상북도 공항투자본부장은 기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 간 협력, 투자 연계를 통해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외 기업 간 기술·사업 협력과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을 모색하고, 기업 수요에 맞춰 투자자와 협력사를 연결하는 지원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경북의 제조 기반을 AI 기술과 글로벌 수요에 연결하고, 투자 유치가 실제 사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과제를 확인했다. 지역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 현장 데이터 자산화, 산학연 협력 및 투자 연계를 함께 추진하는 것이 향후 산업 혁신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편, 포럼에 앞서 경상북도와 이노비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가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경북도와 이노비즈협회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발굴과 투자 정보 교류, 미래 전략산업 투자 활성화 및 기업 네트워크 확대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와는 유망 스타트업·벤처기업 발굴과 엔젤투자 활성화, 글로벌 진출 지원 및 투자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한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