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간다더니 165만원?…SK하닉 목표주가 235만원 차이, “개미들만 골머리”

역대급 실적·주주환원에도 증권가 전망 달라
SK하이닉스 M16팹 전경.
SK하이닉스 M16팹 전경.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았지만, 증권가의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를 근거로 목표주가 400만원을 유지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업황 둔화 가능성과 주가 상승 여력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낮춘 곳도 있다. 증권사별 목표주가 차이는 235만원에 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165만~40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메모리 수요의 지속 기간과 AI 투자 사이클, 적정 주가를 산정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은 10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조3000억원으로 632.1%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9.7%를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과 차세대 HBM4의 실적 기여를 근거로 목표주가 400만원을 유지했다. 회사가 제시한 장기 메모리 수요 전망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고려하면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SK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10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목표주가 400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48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했지만,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과 내년 초 HBM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도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AI 기업의 신용위험과 고금리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2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89조원으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40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업황에 대한 우려보다는 현재 주가와 목표주가 사이의 괴리율을 고려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중간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거나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목표주가 360만원을 유지하면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였다.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33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상향했다.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4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가 크게 벌어진 배경에는 메모리 업황의 지속 기간에 대한 가정이 자리하고 있다. 낙관론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 역시 실적 안정성과 주주가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반면 신중론은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주목한다. AI 기업들의 투자 여력과 자금 조달 비용, 메모리 공급 확대 속도에 따라 수급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이 상향되더라도 주가가 이미 미래의 이익 증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면 목표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별 전망 차이는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업의 실적을 놓고 목표주가가 165만원에서 400만원까지 벌어지는 만큼, 투자자가 어떤 전망을 판단의 근거로 삼아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다만 목표주가는 일정 기간의 예상 실적과 적정 가치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추정치다. 서로 다른 목표주가가 반드시 분석 오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각 증권사가 적용한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 가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실적이 예상에서 벗어났을 때 그 원인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는지에 있다.

SK하이닉스의 기록적인 실적은 메모리 업황의 강세를 보여주지만, 향후 주가를 결정할 변수는 이익의 규모만이 아니다.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언제 완화될지,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가 증권가의 전망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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