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대 75조원에 달하는 잔여 주주환원 재원 가운데 상당 금액을 우선주 중심으로 매입·소각한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율 상승에 따른 규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잔여 주주환원 재원이 55조~75조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체 주주환원 계획 90조~110조원 가운데 이미 집행했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잔여 재원을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 부사장은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선주 매입 확대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분율 규제와도 맞물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을 합산 약 10% 보유하고 있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규제 한도에 도달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대규모 소각하면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상승해 추가 지분 매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매입·소각하면 보통주 의결권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다. 그간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이 자사주 소각보다 현금 배당에 쏠렸던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4601원의 3분기 현금배당도 결의했다. 총 배당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11월 중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구체적인 집행 방안과 2027년 이후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