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향하는 반도체, 쇄신 택한 에너지…SK그룹 사장단 인사

SK하이닉스가 미국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 대응에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에너지 기업은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의 전진배치로 쇄신을 이어간다.

SK그룹은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회의를 열고 각 멤버사 이사회에서 결정된 2027년 사장단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미국 AI 반도체 시장 대응

SK하이닉스는 안현 개발총괄(CDO) 사장에게 미국 현지에 사장급 조직으로 신설되는 '미주총괄'을 맡겼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

안 사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 학사, 서울대학교대학원 원자핵공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SK하이닉스에서 차세대 모바일 낸드 솔루션과,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제품 개발을 이끌었다. 지난 2024년 12월 임원 인사에서 사장 승진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소형 통합 메모리 모듈(SOCAMM)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개발을 주도해 온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로 꼽힌다. 향후 현지 빅테크 고객 중심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개발총괄에는 반도체 선행 기술 전문가인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이 보임되며 미래기술연구원장을 겸임한다. 미래 기술 연구와 실제 양산 제품 개발 간 연계를 강화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 총괄 사장에는 윤풍영 SK수펙스(SK SUPEX)추구협의회 담당 겸 글로벌성장TF 담당 사장이 선임됐다. 윤 사장은 그룹 내 전략·투자·인공지능 전환(AX) 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이끌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직 정비를 통해 핵심 고객 접점인 미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선행 기술과 제품 개발 간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에너지, 분야별 전문가 앞세워 도약 이끈다

에너지 분야는 파격적인 인사 이동보다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각 분야별 전문가를 발탁해 쇄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승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승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정승일 SK㈜ 미래성장 담당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에너지·전략 분야 전문가다. 전력 인프라와 시장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도약을 이끌 예정이다.

강동수 SK㈜ 담당사장 겸 PM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SK에너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과 포트폴리오부문장 등을 거친 강 사장은 그룹 차원의 투자 의사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담당해왔다. 기존 에너지 사업의 현금 창출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SK지오센트릭 사장은 SK엔부므 CIC를 이끌어온 김원기 사장이 겸직한다. SK어스온 사장에서는 김경준 기획·사업지원실장이,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CIC 사장에는 김태진 원유사업부장이 각각 신규 선임됐다.

SK디스커버리는 윤병석 SK가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후임 SK가스 대표이사에는 송경열 전략본부장이 승진 내정됐다. 윤 사장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송 신임 대표는 밸류체인 고도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미래 성장 기반 다지기 방점

지주사 SK㈜는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을 유임하고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김 신임 담당은 SKC BM혁신그룹장과 포트폴리오관리(PM)부문장을 거쳐 전략부문장(CSO)을 맡았다. 최근까지 SK㈜ 밸류 TF 프로젝트 리더를 겸임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왔다.

김선혁 SK㈜ 담당사장. SK 제공
김선혁 SK㈜ 담당사장. SK 제공

SK㈜는 장 대표가 포트폴리오 관리와 재무 전략 등 주요 현안을 총괄하고, 김 담당 사장이 계열사 운영 개선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그룹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실무형 리더를 배치했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를 강화한다.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도 확대했다. 기존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동남아시아 지역 총괄을 신설하고 추형욱 사장을 보임했다. 동남아 시장을 새로운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현지 연구개발(R&D)과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경영진의 유임과 사업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게 사업 실행을 맡겨 변화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것이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검증된 인력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