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르웨이는 똥통”… 발끈한 관광청, 명품 화장실로 맞불

노르웨이 관광청이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라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노르웨이 관광청 페이스북
노르웨이 관광청이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라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노르웨이 관광청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한 데 불쾌감을 드러내며 노르웨이를 향해 '똥통 같은 나라'(shithouse country)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자, 노르웨이가 세계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이색 공중화장실을 홍보하며 재치 있는 대응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 관광청은 26일 공식 홈페이지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똥통일까?'(shit house)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게시물에는 빼어난 건축미와 주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노르웨이의 공공 화장실들이 담겼다. 관광청은 '노르웨이가 똥통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문구도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재치 있게 비튼 표현이다.

이번 홍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일종의 풍자적 대응이다. 그는 지난 25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노르웨이를 형편없는 국가로 묘사하며 '똥통 같은 나라'라는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해당 국가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뜻도 밝혔다.

노르웨이 출신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그 이유로는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점을 거론했다.

노르웨이 관광청은 대통령의 비난을 오히려 국가 홍보 기회로 전환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해 조성한 공중화장실을 소개하며 독특한 디자인과 자연경관을 강조했다.

노르웨이 북부 헬겔란 해안의 물결 모양 화장실. 사진=노르웨이 관광청 홈페이지
노르웨이 북부 헬겔란 해안의 물결 모양 화장실. 사진=노르웨이 관광청 홈페이지

대표적인 장소로는 서부 송네피오르 인근의 스테가스타인 전망대 화장실이 있다. 간결한 건축 양식과 웅장한 피오르 풍경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특히 짙은 색으로 처리된 대형 유리창이 눈길을 끈다. 바깥에서는 실내가 들여다보이지 않지만, 이용자는 창 너머로 주변 절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밖에도 헬겔란 해안에 자리한 곡선형 건축물과 센야섬의 금빛 삼각형 구조물, 우치크텐 전망대의 태양광 전력으로 운영되는 시설 등이 소개됐다.

관광청은 이들 장소를 단순히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머물 수 있는 관광 명소로 표현했다.

관광청에서 근무하는 에브게니야 예고로바 수석 컨설턴트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필요가 있다”며 “이번 대응은 공격적인 언사 대신 유머와 호의로 받아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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