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기술 확보에도 상용화 지연…식품원료 인정 0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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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양육 기술 상용화가 제자리걸음이다. 스테이크 형태 덩어리 고기까지 구현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식품원료 인정제도가 도입된 지 2년 반이 지났음에도 첫 승인 사례가 나오지 않으면서다. 기술개발을 마친 연구진마저 인허가 신청을 미루고 있어 해외와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양육 산업은 기술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식품으로, 도축 없이 동물성 단백질을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식품기술이다.

최근 경상국립대 주선태 교수 연구팀은 식물성 단백질과 배양 근육세포를 결합한 '3차원 정육형 하이브리드 배양육'을 개발했지만, 인정 절차를 남겨두고 다른 기업의 승인 사례를 지켜보고 있다.

주 교수팀은 실제 소고기처럼 근육의 결·마블링을 구현하고 생산비도 기존 방식보다 최대 80% 낮췄다. 상용화 시 한우 등심의 절반 수준인 1㎏당 4만원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식품원료 인정 절차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 교수는 “고깃덩어리 형태 기술을 확보했지만 제품으로 판매하려면 식품원료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비용이 상당하고 승인 가능성도 예측하기 어려워 다른 승인 사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2024년 2월 세포배양식품에 대한 안전성 심사제도를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세포배양가공식품의 별도 유형과 기준·규격을 신설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원료 인정 신청은 2건으로, 모두 자료 보완 단계에 머물렀다. 2024년 4월 접수된 첫 신청 건은 2년 6개월 이상 대기 상태다.

신청 수수료는 건당 4500만원으로 일반 식품원료 인정 수수료 300만원의 15배다. 별도의 안전성 시험·분석 비용까지 감안하면 초기 스타트업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배양육 업계 관계자는 “초기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인 세포배양 기술을 확보했지만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 기업들은 제품을 판매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투자를 유치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허가를 기다리며 버티기 중이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원료 인정 이후 실제 판매에 필요한 제조·표시 기준과 절차를 보다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원료 인정과 표시기준이 마련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지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배양 닭고기 판매를 승인했고 미국도 2023년 상업 판매를 허용했다. 주 교수는 “배양육은 소비자가 선택할 만한 가격과 품질을 확보하는 기술력 싸움”이라며 “우리는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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