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듀오' 악재에도 주가는 달랐다…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시총 세계 1위 탈환

애플 시총 5조300억달러…엔비디아는 4조9300억달러
AI 투자 부담에 기술주 급락…지출 억제한 애플로 투자자 관심

SNS에 공유된 아이폰 듀오 화면 파손 사례. 사진=SNS 캡처
SNS에 공유된 아이폰 듀오 화면 파손 사례. 사진=SNS 캡처

애플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되찾았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AI 투자 지출을 억제해 온 애플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1.2% 하락했지만 시가총액은 5조300억달러(약 6719조원)를 기록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주가가 4.2%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4조9300억달러(약 6585조원)로 줄었다.

애플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말 일시적으로 1위에 오른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두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뀐 배경에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텔과 아마존을 비롯해 알파벳,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졌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에 투입되는 자금이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 일부 기업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차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애플은 경쟁사들에 비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전략이 AI 투자 회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27% 상승하며 미국 주요 빅테크 7개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승률 2위인 엔비디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애플의 현금 창출 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9월 30일 종료된 애플의 2026회계연도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420억달러(약 189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 전반은 AI 투자 부담과 실적 우려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10월 한 달간 6.7% 하락해 지난해 3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와 네비우스그룹의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30% 넘게 떨어졌다. 인텔은 지난달 31일 급락 여파로 10월에만 주가가 45% 이상 하락하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40여년간의 자료에서 최악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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