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내성암호(PQC) 및 임베디드 보안 전문기업 모빌위더스(대표 박한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자를란트주 자르브뤼켄에서 현지 법인 Mobilwithus GmbH의 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6월 법인 설립에 이어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유럽 고객을 현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새 사무실은 독일 자를란트 주, 자를란트대학교 캠퍼스 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이하 KIST 유럽연구소)에 자리한다. 캠퍼스에는 KIST 유럽연구소 외, 헬름홀츠 정보보안센터, 독일인공지능연구소(DFKI), 아우구스트 빌헬름 쉐어 연구소 등 정보보안과 컴퓨터과학 분야 연구기관이 모여 있다. 자를란트주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의 생산 거점이 밀집한 지역이기도 해, 보안 연구와 제조 현장이 맞닿은 입지다.
사무실이 맡는 주된 역할은 유럽 제조사의 사이버보안 규제 대응이다. EU 사이버복원력법(CRA)에 따라 디지털 제품의 보안은 유럽 시장 진입의 전제가 됐다. 올해 9월 악용된 취약점과 중대 보안 사고의 보고 의무가 먼저 시행됐고, 2027년 12월 전면 시행 이후에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품에 CE 마크를 부착할 수 없다. 핵심 보안 요건을 위반하면 최대 1,500만 유로 또는 전 세계 연 매출의 2.5% 중 큰 금액이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준비 기간은 넉넉하지 않다. 로봇, 에너지 장비, 중장비 같은 산업기기는 개발 주기가 길어 지금 설계 단계에 있는 제품부터 CRA 요건을 반영해야 한다. 암호키 관리 같은 기기 보안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구성 목록(SBOM) 관리, 출시 후 최소 5년간의 취약점 대응까지 요구 범위가 하드웨어에서 운영 단계에 이르러 전문 기술 역량이 필요하다.
모빌위더스는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장비 제조사의 CRA 대응 보안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개소를 계기로 유럽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의 CRA 대응을 돕고, 현지 제조사와 부품사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
회사의 제품군은 칩 단위의 암호부터 기기 보안, 출시 이후 운영까지 CRA가 요구하는 보안 전 과정을 아우른다. 'MobilCrypto+'는 국가정보원 KCMVP 검증을 받은 암호모듈에 양자내성암호를 더한 암호 기반 제품으로, 기존 OpenSSL 환경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MobilSherpa+'는 보안 부팅, 보안 통신, 기능구독(FoD) 보안 등을 제공하는 제어기 보안 미들웨어로 양산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사이버보안 생명주기 관리 플랫폼 '모빌컨티넘+(MobilContinuum+)'는 취약점 관리와 SBOM 관리, CRA 보고 등 제품 보안 운영을 자동화한다.
양자보안 역량도 유럽 사업의 또 다른 축이다. EU는 2030년까지 고위험 시스템의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마치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모빌위더스는 국제 표준 양자내성암호를 자체 구현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교통 인프라의 양자내성암호 전환 실증도 수행하고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서도 CRA 대응과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아우르는 보안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박한나 대표는 “제품 보안은 CRA로 유럽 시장 진입의 필수 조건이 됐고, 양자내성암호 전환도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됐다”며 “자르브뤼켄을 거점으로 현지 제조사와 유럽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을 가까이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상 KIST 유럽연구소 소장은 “CRA와 양자내성암호 전환은 유럽 산업계의 핵심 과제”라며 “이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갖춘 모빌위더스가 한국과 유럽 간 보안 기술 협력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