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2028년부터 주식을 판 돈을 다음날 받을 수 있게 된다. 이틀이 걸렸던 결제주기를 하루로 단축하며 투자자들의 자금 유동성이 개선되고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결제주기 단축은 1972년 T+2일 결제제도가 도입된 후 약 50여년만에 이뤄지는 변화다.
2일 한국거래소는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4개 기관 공동으로 마련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9월 업계와 결제주기 단축을 논의하는 T+1 유관기관 워킹그룹을 발족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글로벌 동향을 조사한 뒤 로드맵을 수립했다.
거래소는 약 2년 1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8년 시행을 목표로 결제주기 단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10단계 이상의 결제 업무 시스템 변경이 필요해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거래소·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들이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 업무체계 개편을 완료할 수 있도록 연내 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제공한다. 2027년 1분기 중 결제주기 단축 관계기관 TF와 총괄 수행조직(PMO)을 발족해 시스템과 제도 개편 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결제주기 단축 인프라 구축 후, 최소 6개월의 통합 테스트를 실시한다.
결제주기 단축은 해외 시장에서도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2024년 5월부터 결제와 청산 구조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거래 표준 결제주기를 T+1으로 단축했고, 영국은 2027년 10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홍콩거래소가 결제주기 단축 시행을 2027년 4분기에서 2028년 9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로드맵도 뒤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본부장은 “같은 권역에 있는 국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결제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홍콩의 결제주기 단축도 국내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시기를 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같은 아시아권인 홍콩과 한국의 주기 단축 시점이 달라지면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글로벌 주요국의 결제주기 단축에 맞춰 인근에 있는 국가들도 주기를 조정해왔다.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미국의 결제주기 단축 시점보다 하루 앞선 5월 27일에 결제주기를 앞당겼고, 유럽 주요국도 영국과 2027년 10월 11일 동일한 시점에 주기 전환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결제주기 단축이 이뤄지기 전 연 5% 수준의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투자자들은 대금을 지급받기 전 매도증권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매도대금담보대출을 받는데, 이 대출 금리가 연 7.5%~10% 수준으로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2일 미래에셋증권, 20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순차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