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이 복싱 동작에 이어 왈츠를 선보이자 관람객 사이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AI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화성시 인공지능(AI) 엑스포 'MARS 2026'에서는 로봇 공연을 지켜보는 관람과 직접 기술을 사용하는 체험이 이어졌다.
화성시가 주최하고 화성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5일까지 열린다. 현대자동차그룹·기아·KAIST 등 62개 기업·기관이 모빌리티와 제조, 생활, 도시 운영, 우주항공 등 5개 분야의 기술을 선보인다. 'AI CITY IN ACTION'을 슬로건으로 AI를 산업 현장과 시민 생활에 적용할 모델을 제시했다.
개막식 무대를 연 것은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워커 C1'이었다. 복싱과 왈츠 동작을 사람처럼 부드럽게 소화하자 이를 지켜보던 관람객 사이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로봇이 몸을 움직이며 선보이는 공연이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개막식에는 정명근 화성시장과 이계철 화성시의회 의장, 전용기·김승원·문정복·염태영·이준석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아주대·협성대·장안대·화성의과대 등 대학 총장과 화성상공회의소 회장,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를 비롯한 산업계·학계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로봇 공연으로 시작한 개막식은 개회사와 환영사, 축사에 이어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의 기조연설로 이어졌다. 리처드 교수는 'AI의 미래, 한국이 세계를 이끌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했으며, 이후 참여 기업들이 함께하는 '2026 MARS 얼라이언스 출정식'이 열렸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유비테크의 '닉스(Nix)'와 '우나(Una)'가 시선을 붙잡았다. 실제 사람과 비슷한 크기로 만든 두 로봇은 눈을 깜박이고 머리를 움직이며 영어와 중국어로 간단한 질문에 답했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
화성에서 아버지와 함께 온 초등학생 유정현 군도 로봇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유 군은 “평소 로봇에 관심이 많아 아버지를 졸라 방문했다”며 “사람같이 생긴 로봇도 신기했지만 사람같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로봇도 신기했다.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직접 참여하는 체험부스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코리요와 한컷' AI 포토부스 앞에는 촬영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화면에는 '스타일을 선택'이라는 안내와 함께 코리요 캐릭터를 곁들인 카드형 이미지와 가족사진, 우주복 차림 등 여러 예시가 나열됐다.
체험 공간 옆에는 '코리요 굿즈 갤러리'와 화성시 AI 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됐다. 로봇과 산업 기술을 살펴보던 관람객들이 사진 체험을 위해 한곳에 모였다.

'AI 스마트 진단검사실' 아래로 디지털 폐기능 검사와 AI 근감소증 검사, AI 안전 검사, 디지털 정신건강 검사 등 안내판이 나란히 걸렸다. 기기 앞에는 체험 순서를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 동탄시티병원과 대웅제약 등이 꾸민 전시 공간은 건강검진센터를 옮겨놓은 듯했다.
관람객들은 검사 항목별로 마련된 기기를 살펴보고 담당자의 설명을 들었다. 한쪽에서는 AI 내시경 영상분석 기술을 소개했고, 옆 'AI 스마트 병실'에는 침대와 모니터를 배치했다. 대형 화면에는 여러 생체신호의 파형과 수치가 표시돼 병실에서 환자 상태를 살피는 모습을 보여줬다.
건강관리의 무대를 집 안으로 옮긴 기술도 선보였다. NUVON LABS의 '우노홈'은 거울 앞에 서서 컨디션을 확인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로, 기업 측은 신체·정신건강 상태를 살피는 기능을 소개했다. 삼성생명은 침대와 스마트링,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생체신호를 수집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홈 헬스케어 시스템을 제시했다.
집에서 확인한 정보를 지역 의료·복지 서비스와 연결하는 모델은 'AI 통합돌봄 커맨드센터'다. 집과 보건소, 병원, 돌봄기관이 대상자의 건강·생활 상태를 공유하고 필요한 대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동탄구 통합돌봄 대상자 중 선별한 25세대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진료·처방 이력과 심박수, 수면 시간 등을 함께 살펴 즉시 개입이 필요한 고위험 가구를 관제 담당자에게 알려주는 구조다. 돌봄 인력이 모든 알림을 일일이 확인하는 부담을 줄이고 긴급한 대상자에게 대응을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관련 콘퍼런스에서도 위험 판단과 기관 간 대응 조정, 최종 책임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역할 분담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보여준다면, 현대차그룹의 화성 AI 도시 모형은 도시 전체의 운영 구상을 담았다.
모형 중심부에는 화성의 주요 시설과 미래 도시 청사진을 집약했다. 외곽에는 전력 생산부터 수소 생산·저장·공급·활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배치해 AI 시설과 이동수단을 뒷받침할 에너지 체계도 제시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스마트물류 등 AI 기술을 적용한 도시의 변화를 소개했다. 개별 차량과 기기에서 교통·에너지·생활 기반으로 전시 범위를 넓힌 구성이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화성의 기존 제조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방안을 다뤘다. 이날 출범식을 마련한 '우주항공산업 추진단'에는 전문가 60명이 참여했다. 정책·기획, 우주, 항공, AI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향후 2년간 산업 육성 과제와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SPACE AI 포럼'은 저궤도 위성통신과 우주항공 반도체, AI 항공드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최경일 KT SAT 대표이사와 김동순 세종대 교수,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사업단장, 김민석 전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분야별 전략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요 의제는 위성통신 지상시설과 시험·검증 기반 확보, 지역 반도체 인프라를 활용한 우주항공용 특수 반도체 개발 등이다. 자동차·배터리·전장 기술을 항공용 배터리팩과 전기모터 구동계, 전력반도체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지역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우주항공 부품과 서비스 시장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화성시는 2027년 우주항공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특화분야와 기업 지원·유치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오는 4일에는 투자유치설명회와 기업 협력 프로그램 'MAX UP', 'AI 인베스트데이' 등을 열어 기술기업의 협력과 투자 기회를 지원한다.
정명근 시장은 “화성이 쌓아온 제조 역량에 AI 혁신을 더해서 이를 우주항공산업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역량을 모아 화성을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발전이 산업 현장의 혁신에 머물지 않고 시민 한 분 한 분의 일상에서 체감돼야 한다”며 “AI를 교통과 안전, 돌봄 등 도시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서 시민 누구나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성=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