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후처리 없이 기체 분리 성능 개선…국제학술지 ‘핫 페이퍼’ 선정

숭실대학교(총장 이윤재)는 화학공학과 안윤호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사슬의 부분 침투 현상을 이용해 다공성 소재의 나노 기공 크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체 분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혼합 기질 분리막(MMM) 제조 과정에서 고분자가 다공성 소재 내부로 일부 침투하고 소재의 구조적 유연성을 제한하는 현상을 활용한 것이다. 별도의 복잡한 후처리 없이 이산화탄소와 질소의 분리 성능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금속유기골격체(MOF)의 일종인 제올라이트 이미다졸레이트 골격체(ZIF-8)에 주목했다. ZIF-8은 높은 비표면적과 열·화학적 안정성을 갖췄지만, 골격이 유연해 실제 기체가 통과할 때 유효 기공 크기가 커지면서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정밀하게 분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ZIF-8의 일부 리간드를 부피가 큰 이종 리간드로 치환하고, 유연한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 디아크릴레이트(PEGDA)와 혼합했다. 이 과정에서 고분자 사슬이 기공 내부로 부분 침투하고 주변 고분자가 골격의 움직임을 제한해 유효 기공 크기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 결과 ZIF-8의 이산화탄소/질소 선택도는 고분자와 혼합하기 전 0.58에서 PEGDA 내부에서는 26.6으로 40배 이상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공 조절 효과가 ZIF-7과 ZIF-67 등 다른 다공성 소재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안윤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와 다공성 소재를 혼합하는 분리막 제조 공정만으로 유연한 금속유기골격체의 기공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다양한 ZIF 기반 혼합 기질 분리막의 기체 분리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설계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안윤호 교수가 교신저자, 이준형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숭실대 엄기원 교수팀, 서강대 이종석 교수팀이 공동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0월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주목할 만한 논문인 '핫 페이퍼(Hot Paper)'로 선정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선도연구센터사업, 숭실대 박사과정 연구인재장학금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