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처럼 트레드밀 위를 달리는 휴머노이드부터 조선소 벽면과 천장을 이동하는 작업로봇까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2026 로보월드'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의 경연장이 됐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AI·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7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402개 기업이 1198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올해 전시의 핵심은 피지컬AI와 제조 인공지능 전환(AX)이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이동로봇(AMR),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등 제조·물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과 AI 기반 제어 기술, 솔루션이 대거 선보였다.
로보티즈의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는 K-팝 댄스곡에 맞춰 춤을 추며 한층 부드러워진 관절 움직임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로보티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SW) 성능을 지속 개선하고 엔비디아 및 국내 피지컬AI 기업들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휴머노이드 완제품과 액추에이터 Q, Y 시리즈 등 로봇 시장을 겨냥한 제품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앨리스5'의 발전된 동작 제어 기술을 공개했다. 핵심 구동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전시장에서는 무한 트레드밀 위를 걷는 휴머노이드를 통해 보행 성능을 시연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해 로봇 활용 수요와 현장 데이터가 풍부하다”며 “이를 로봇 학습과 기술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로봇산업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극한 산업 환경에 특화된 로봇도 등장했다. 디든로보틱스는 조선과 건설 현장을 겨냥한 족형 작업로봇 3종을 공개했다. '디든 스파이더'와 '디든 워커'는 자석발을 활용해 조선소 수직 벽면과 천장, 선박 블록 내부 등 접근이 어려운 작업 공간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조 자동화 수요에 대응한 로봇 플랫폼과 핵심 부품 기술도 다양해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RBC 시리즈', 브릴스는 로봇 설계부터 사후관리까지 통합한 모듈형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현은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액슬론' 12종과 사족보행 로봇 조립형 키트 등을 공개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공공 로봇 보급사업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K-로봇 공공프리마켓'에서는 LG전자, 에이딘로보틱스 등 22개 기업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돌봄 로봇, 핵심 부품 등을 전시했다. 정부가 공공 로봇 구매를 통해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기업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오준호 한국AI·로봇산업협회장은 “휴머노이드와 피지컬AI는 제조업과 물류, 서비스 산업의 생산 방식을 변화시킬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부품 기술력을 높이고, 기술 개발부터 실증과 사업화, 시장 확산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