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투자상품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수익률과 투자 편의성을 앞세워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나섰다. 모바일 앱에 자동매수와 실시간 자산 조회 기능을 추가하고 기업 고객 대상 연금 교육과 상담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 말 103조9257억원에서 2025년 말 131조5026억원, 올해 9월 말 160조293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만 28조7909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비교 기간과 상품 유형별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9월 말 원리금비보장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확정기여형(DC)에서 유안타증권(21.86%),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iM증권(20.28%)이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5년 연평균 수익률은 DC에서 하나증권(8.03%), IRP에서 우리투자증권(8.05%)이 각각 1위였다.
DC 원리금비보장형의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3곳 중 2곳은 석 달 새 교체됐다. 6월 말 iM증권, 현대차증권, KB증권에서 9월 말 유안타증권, iM증권, 하나증권으로 바뀌었다.
디폴트옵션 성과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0월 31일 공개한 9월 말 기준 공시에서 한국투자증권 '적극투자형 BF1'의 3년 누적 수익률은 100.97%로 가장 높았다. 같은 고위험 등급 디폴트옵션인 NH투자증권 '적극투자형 포트폴리오2호'는 71.38%, iM증권 '적극투자형 TDF3호'는 70.40%였다.
다만 적립금의 경우 2025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이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 회사의 적립금이 증권업권 전체의 64.5%를 차지한다.
늘어난 자금 속에서 가입자가 상품을 사고 관리하는 절차를 줄이려는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3일 모바일 앱에 퇴직연금 적립식 매수 기능을 추가했다. 가입자가 종목과 금액을 고르고 주기를 정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나간다.
한국투자증권도 'ETF 모으기'를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개편해 매매 체결에 따른 연금자산 평가액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맞춤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나증권은 여러 금융회사에 있는 연금자산을 한 화면에서 조회하는 기능과 비대면 고객 대상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한다.
정부는 10월 29일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IRP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DC·IRP 투자 대상에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추가하는 방안도 담았다.
최종진 한국투자증권 연금혁신본부장은 “시장이 성장하고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가입자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운용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윤 기자 sy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