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유니콘클럽, 기술을 사업으로②]엑시스트, 카메라로 심박 읽고 돌봄 시장 공략

[KB국민은행·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전자신문 공동기획]
일본서 4분기 출시 추진…캐나다 실증 후 계약 진행
표정·음성·생활패턴…개인별 상태 변화 분석 고도화
삼성화재 투자·팁스 선정…2년 R&D 8억원 지원
라이선스·구독형 반복 매출…금융·보험 협업 모색

초기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제품 개발에 이어 고객 발굴, 사업모델 검증,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기술을 매출로 연결하려면 고객의 어떤 문제를 풀고 기존 제품·서비스와 어떻게 차별화할지 분명해야 한다.
KB국민은행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2021년부터 함께 운영한 'KB유니콘클럽'은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6기에는 22.5대 1 경쟁률을 거쳐 청년 창업기업 10곳을 선정했다. 이들은 멘토링과 투자 검토, 투자자 연결,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받는다.
참여 기업의 사업 분야는 다양하다. △하드웨어 설계 오류 탐지 △제조 특화 인공지능(AI) △요양시설 업무 자동화 △고령자 안심 모니터링 △무인 상업공간 운영 등을 비롯해 리퍼브 패션 가격 최적화와 드론 탐지·대응 기술을 개발한다. 법률사무 자동화, 외식업 메뉴 원가 관리, 독립 전문가의 고객 발굴을 돕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전자신문은 10개 기업의 기술과 사업모델, 고객이 얻는 가치와 시장 진입 성과를 살펴본다. 창업 과정에서 마주한 과제와 투자 유치, 국내외 시장 확장 전략을 짚으며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키워가는 과정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김성호 엑시스트 대표.
김성호 엑시스트 대표.

비접촉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기업 엑시스트(대표 김성호)가 일반 카메라로 생체신호를 읽는 기술을 요양시설의 측정·기록 업무에 적용하며 해외 상용화에 나섰다.

일본에서 실증한 고령자 돌봄 솔루션 'V CARE'는 2026년 4분기 현지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며, 캐나다에서는 시설 도입을 위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엑시스트는 신체 지표 측정과 심리 상태 분석을 연결해 사람의 상태 변화를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심박 등 생체신호에 표정·음성·발화 내용과 생활패턴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첫 사업화 분야로 반복적인 건강 상태 확인과 기록에 인력이 필요한 고령자 돌봄 시장을 선택했다.

카메라로 심박 읽고 표정·음성 결합

핵심은 원격 광용적맥파 측정(rPPG) 기술이다. 심장이 뛰면 피부 아래 혈액량이 달라지고 피부에서 반사되는 빛도 미세하게 변한다. 엑시스트는 일반 카메라 영상에서 이 변화를 추출한 뒤 자체 신호처리 알고리즘과 AI 모델로 심박을 분석한다. 별도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다.

엑시스트는 심박을 약 5초 만에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심박변이도와 호흡, 혈압·산소포화도 추정, 스트레스 관련 지표까지 분석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각 지표의 특성에 맞춰 측정 시간과 정확도를 검증하고 있다.

표정·음성 등 서로 다른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AI도 고도화하고 있다. 개인별 평소 상태를 기준으로 생체·정서·행동 데이터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목표다. 이용자가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생리적 긴장도와 목소리, 최근 수면 상태가 함께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V CARE로 측정·기록 지원…측정 신뢰성 강화

V CARE는 비접촉 측정 기술을 요양시설의 입소자 건강 모니터링에 적용한 솔루션으로, 카메라로 수집한 생체신호와 측정 이력을 바탕으로 종사자가 상태 변화를 살피도록 돕는다. 반복적인 측정·기록 업무 부담을 줄여 실제 돌봄과 입소자와의 상호작용에 더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엑시스트는 표정·음성을 활용한 정서 상태 분석 기능을 고도화하고, 스마트베드와 로봇, 기존 돌봄 플랫폼으로 연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특정 기기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돌봄 기기·플랫폼에 AI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측정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명과 움직임, 피부 특성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엑시스트는 신호 품질 분석과 영상처리를 개선하는 한편, 고령자의 피부·혈류 특성을 반영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정서·인지 분석 기능은 여러 신호를 종합해 상태 판단을 돕는 보조 정보를 제공하도록 개발 중이다. 의료적 활용에 필요한 임상과 규제 대응 기반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 출시·캐나다 도입 추진…현지 판매망 활용

엑시스트는 일본에서 소프트뱅크 등 현지 기업·기관과 협력해 고령자 돌봄 환경에서 기술을 실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파트너들과 V CARE 출시·시설 도입을 준비하며 판매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고령자 돌봄 분야 실증을 마치고 시설 도입을 위한 계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초기 도입 사례를 확보한 뒤 현지 기관과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사업은 현지 기업의 제품과 유통망에 AI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장한다. 국가마다 대규모 조직을 직접 구축하는 대신 파트너의 고객 기반과 판매망을 활용해 시장 진입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CES와 MWC, 비바테크 등에서도 기술을 소개하며 협력사와 고객을 발굴하고 있다.

솔루션 구독·기술 공급 결합한 수익모델

엑시스트의 사업모델은 자체 솔루션과 핵심 AI 기술 공급을 결합한 기업 간 거래(B2B) 구조다. V CARE를 시설·기업·기관에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고, 별도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급해 고객사의 로봇·키오스크·플랫폼에 분석 기능을 통합하도록 하는 모델이다.

고객사는 AI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엑시스트는 공통 기술을 여러 고객에게 공급해 반복 매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에는 기기 내부에서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방식과 서버 처리 방식, 이를 결합한 방식을 활용하며, 국가별 개인정보보호 요구와 고객사의 운영 환경에 대응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엑시스트는 삼성화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에도 선정돼 향후 2년간 총 8억원 규모 연구개발 지원 기반을 확보했다.

엑시스트는 해외 실증을 매출로 연결할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보험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넓히기 위해 KB국민은행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KB유니콘클럽' 6기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예방·위험관리 분야에 기술을 적용할 협력사를 발굴하고 사업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김성호 대표는 “기술이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사람은 사람을 돌보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며 “그것이 V CARE가 지향하는 돌봄의 미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구독을 기반으로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지 기업의 산업 전문성과 고객 네트워크, 판매망에 AI 기술을 결합해 시장 진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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