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등 가격 규제 입법을 둘러싸고 정책 실효성과 시장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배달플랫폼 수수료를 법으로 강제하는 획일적 규제가 플랫폼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쟁법학회 주관으로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배달플랫폼 입법,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수수료 상한제와 영세·소규모 사업자 우대 수수료율 도입 등 다양한 입법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수수료 상한제 등 직접적인 가격 규제가 비용 전가와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입법에 앞서 시장 파급효과를 신중히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전 의원은 개회사에서 “일방적인 규제가 다른 참여자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배달앱 시장은 경쟁이 충분해 시장 실패로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불공정거래 문제는 공정거래법과 약관규제법 등 기존 법률로 대응할 수 있다며 진입장벽 완화, 담합 제재, 정보 공개 등 경쟁 활성화 수단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홍현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14개 도시·주의 수수료 상한제를 분석한 연구를 소개했다. 규제 이후 독립 음식점 순매출은 3.9% 줄고 플랫폼의 총수수료 수입도 17.9% 감소한 반면, 체인 음식점 순매출은 4.5% 늘었다. 미국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15% 상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음식점 이윤은 늘지만 사회 전체 후생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토론회에는 산·학·관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배달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상생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가격 통제가 플랫폼 투자 감소와 거래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교수는 입점 업체의 매출 대비 총거래비용 부담률이 26.2%라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를 언급하며 명목 수수료율과 실제 총거래비용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연구를 국내 입법의 직접 근거로 삼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상생요금제 성과를 조기에 점검하되 상한제나 의무적 우대수수료 같은 추가 가격 규제에 앞서 국내 시장 자료에 기초한 규제영향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상생요금제의 차등수수료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입점업체 응답이 84.8%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사업자들이 스스로 딛고 올라설 수 있는 '성장의 사다리'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지훈 전국배달협력사바른정책실천을위한대표모임 대표는 상생요금제 도입 이후 라이더 배달비가 낮아진 경험을 들며 수수료 규제의 부담이 배달대행업체와 라이더에게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수진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장은 “일률적인 가격에 대한 직접 규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규제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방식을 도입함에 있어 풍선 효과 억제, 다면 시장에서의 효과들을 고려한 실태 조사를 8월부터 진행 중이며 11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