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 파업으로 근로손실일수는 45% 넘게 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제조업 노사관계 현황' 보고서에서 9월 말 기준 노사분규가 88건으로 전년 동기(99건)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근로손실일수는 48만9190일로 전년 동기(33만6800일) 대비 45.2% 증가했다. 주요 사업장의 반복적인 부분·전면파업이 손실을 키웠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7월부터 부분파업을 반복하다 8월 21일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였다. 업계는 생산차질 약 5만5200대, 매출차질 최소 2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노사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금 400%+1270만원 등에 합의해 8월 31일 타결했다. 노조는 총 인상효과를 약 4084만원으로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은 11차례 부분파업과 지부장 고공농성 끝에 10월 27일 타결했다.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일시금 1150만원+200% 등이 담겼다. 한화오션도 골리앗 크레인 가동 중단과 고공농성을 거쳐 기본급 14만원 인상, 일시금 850만원 등의 합의안을 10월 29일 가결했다. 찬성률은 50.02%에 그쳤다.
경총은 올해 노사갈등 특징으로 기업이익 일정 비율을 직접 배분하라는 요구 확산을 꼽았다. 현대차지부는 전년도 순이익의 30%, 현대중공업지부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공유를 요구했다. 정년연장, 고정상여 확대, 임금피크제 폐지 등 고정 인건비를 늘리는 요구도 함께 제기됐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10월 9일부터 잔업·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10월 28일과 11월 2일에는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지명파업도 예고했다.
HL만도는 현대차·기아 공급물량 중 브레이크 약 50.3%, 조향장치 약 50.4%, 현가장치 약 75.8%를 맡고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협력업체는 292개사로 고용인원은 약 4만880명, HL만도의 연간 구매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경총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생산(JIT) 구조상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완성차 생산라인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도지부는 영업이익 15% 특별상여금 정례화, 유급 조합활동 확대, 임금삭감 없는 정년연장, 자연감소 인원의 2개월 내 정규직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총은 유급 조합활동이 고정적·주기적으로 운영되면 법정 근로시간면제 한도(연 1만1000시간)를 우회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퇴직금 평균임금을 연중 원하는 3개월로 산정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회사가 이미 퇴직자에게 유리한 기간을 인정하고 있어 과도하다고 봤다.
경총은 단기 실적 개선을 계기로 고정적 부담이 제도화되면 기업의 경기변동 대응력과 미래투자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사가 산업 경기변동성, 글로벌 경쟁,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교섭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