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물 만난 인도… 무주공산 게임시장 잡아라

“화폐개혁 여파로 최근 6개월 사이 인도가 완전 다른 나라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통신 데이터를 물 쓰듯 씁니다. 시장에서 물건 파는 할머니들도 현금보다 스마트폰 결제를 반깁니다.”

전자결제가 일상이 된 인도 시장(사진=퍼니즌 제공)
전자결제가 일상이 된 인도 시장(사진=퍼니즌 제공)

이주민 퍼니즌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인도시장이 통신과 결제 분야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 정부 주도 화폐개혁이 변화의 단초가 됐다.

지난해 11월 8일 밤 9시, 인도 정부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현찰을 은행에 입금하면 신권으로 바꿔주겠다는 내용이다. 유예기간은 한 달여뿐이었다. 지하경제를 파헤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했다.

계산이 조금 엇나갔다. 신권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게 됐다. 현찰 거래 위주 인도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안으로 전자결제가 떠올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페이와 비슷한 전자결제 서비스가 봇물 터지듯 생겨났다. 현재 인도 내 전자화폐 성장률은 8000%에 육박한다.

통신도 이 같은 돌풍에 힘을 보탰다. 우연치고는 묘하게 결제와 통신 시장이 함께 초고속 성장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인도 재벌 기업 릴라이언스가 지난해 말 4G 보급률을 90%까지 올리겠다며 데이터 가격을 크게 내렸다.

이 대표는 “한 달 사용료 5000원에 30기가를 준다”며 “하루 1기가씩 쓸 수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릴라이언스가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경쟁 업체들도 서둘러 데이터 요금을 낮췄다. 최근 몇 달 새 4G 사용자는 2억명까지 늘었다.

덕분에 IT 바람이 생활 속 곳곳을 파고들었다. 그는 “TV나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보는 게 일상화됐다”며 “개인방송 열기도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주민 퍼니즌 대표(사진=퍼니즌 제공)
이주민 퍼니즌 대표(사진=퍼니즌 제공)

다만 콘텐츠 산업은 하루아침에 변하기 어렵다. 역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치고 들어갈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인도 정부도 IT 인프라를 돋보이게 할 콘텐츠 확보에 주력한다.

이 대표는 “통신과 결제 시장이 빠르게 열렸지만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보급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며 “인도 문화에 걸맞은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진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거대 시장이다. 경제성장률은 매년 7~8% 수준이다. 인구는 중국(13억명) 대비 1억명 부족한 12억명이다. 평균 연령은 26.2살로 중국(31.9세)보다 젊다. 영어권 국가라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사드 배치 결정 후 냉각된 한·중 관계를 고려하면 인도 시장이 새로운 활로를 만들 대안”이라며 “다른 나라가 자리 잡기 전 인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인도 시피(Sify)사의 온라인 게임 본부장을 시작으로 2008년 퍼니즌(Funizen)을 설립,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