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도 VC 설립...벤처 투자 뛰어드는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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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이 벤처캐피털(VC)을 설립한다. 금융회사의 핀테크 출자 활성화 방침에 맞춰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제2 벤처 붐 조성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비상장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의 VC 설립으로 시중은행의 벤처 투자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24일 서울시 성동구에 소재한 신한 두드림스페이스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협회와 상생, 공존, 성장을 위한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사진 왼쪽)과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사진 가운데), 벤처기업협회 안건준 회장(사진 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4일 서울시 성동구에 소재한 신한 두드림스페이스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협회와 상생, 공존, 성장을 위한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사진 왼쪽)과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사진 가운데), 벤처기업협회 안건준 회장(사진 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7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핀테크 기업와 유망 벤처기업 투자 업무를 전담할 VC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의 핀테크 기업 인수 허용 방침이 구체화되면 VC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그룹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성장위원회를 통해 제2 벤처 붐 조성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벤처기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2015년부터 신한퓨처스랩을 열어 핀테크, 스타트업 등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벤처펀드에 2022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 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신한금융이 설립하는 VC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 운용을 비롯해 신한금융과의 협업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게 된다.

특히 올해 중으로는 은행도 핀테크 기업의 직접 출자가 가능해지는 만큼 단순 재무투자(FI)가 아닌 전략투자(SI)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에서 모태펀드 출자 이후 하나벤처스를 설립해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든 것처럼 금융그룹 차원의 벤처투자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신한금융 역시 하나금융 등과 비슷한 행보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까지 VC 설립에 가세하면서 국내 금융지주사는 일제히 VC 조직을 갖추게 된다.

우리금융그룹과 농협금융그룹도 올해 안에 VC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전업 신기술금융회사인 하나벤처스를 설립했다. 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모태펀드에 총 1000억원을 출자, 1100억원 규모의 민간 모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이미 KB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1조원(벤처조합 기준)이 넘는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금융회사의 비상장기업 투자 전담 VC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 금융권 출자 제약을 해소할 방침이다. 제약이 풀리면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범용 신기술도 모두 투자가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금융그룹 차원의 VC 설립이 이어진다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라면서 “투자 가능한 핀테크 기업 범위도 대폭 확대되는 만큼 금융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