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비디오상표권 침해 법정문제 비화 조짐

최근 비디오상표권 침해가 법적인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영프로덕션에 의해 지난달 3일 출시된 「월드 오브 마이크로 코스모스」가 다모아필름의 극장상영 히트작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그동안 국내에서는 영화 및 비디오의 제목 도용이 빈번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표권침해 문제가 공론화 한 적은 없었다. 대부분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 이해당사자 간에 조율을 거치는 데다 국내 영화사들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사한 제목으로 비디오 시청자들을 당혹하게 만드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를테면 지난해 베어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해 2만여장 팔린 「꼬마돼지 레옹」은 원제가 「레이싱 루디(Racing Ruddy)」로 루디라는 이름의 돼지가 나오는 가족물. 이 작품은 당시 비디오 대여 인기 순위에 올라있던 「꼬마돼지 베이브」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킬러 무비 「레옹」의 제목을 조합한 「이미지 만들기」 전략이 주요해 B급 액션물 수준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장 자크 아노 감독, 제인 마치 주연의 「연인」을 모방한 「연인 펠리시티(원제 Felicity)」를 비롯해 화제작 「아웃 브레이크」를 흉내낸 「로빈 쿡의 아웃 브레이크」, 장 드봉 감독의 「트위스터」를 본뜬 「나이트 오브 트위스터」 등도 히트작의 제목을 차용한 경우다.

그런가 하면 우리 영화들이 세계적인 감독이 연출한 외국 영화 번역 제명을 그대로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알 파치노가 주연해 비디오로 출시된 「개같은 날의오후(Dog Day Afternoon)」, 스파이크 리가 감독한 「똑바로 살아라(Do the Right Thing)」 국내 제작사에 의해 동일 제명의 영화로 개봉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 상표권 도용시비에 휘말린 「월드 오브 마이크로 코스모스」는 영프로덕션이 지난 92년 복제 하청업체를 통해 「월드 오브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심의를 받은 26편의 자연다큐멘터리 중 미출시작을 새롭게 내놓으면서 공륜의 제목 재심의 절차없이 제명을 바꾼 것. 공륜측은 이 작품의 제목 재심 신청은 접수한 적이 없으며 지난달 5일 광고심의 과정에서 타이틀을 원래의 심의 제명인 「월드 오브 디스커버리」로 시정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영프로덕션은 자연다큐멘터리 시리즈인 월드 오브 디스커버리 26편이 각각 별도의 제목을 가지고 있으며 이 작품의 경우 「아프리카의 숨겨진 세계」라는 제목을 비디오재킷에 명시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저작권 관련 전문가들은 『만일 다모아필름이 상표권 침해소송을 벌일 경우 결과를 예상할 수 없으며 이 사건이 영화 및 비디오 제명 베끼기에 대한 판례를 남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비디오업계에서는 법적인 문제를 논외로 치더라도 그동안 기발한 흥행전략으로 여겨지면서 마구잡이로 도용돼온 「히트 영화 및 비디오제목 베끼기」가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상표권 도용시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