裵柄宇 (주)인포피아 사장
시장경제체제를 기준으로 할 때 제품의 탄생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는 크게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라는 세 집단이 관여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든 소비자는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유통자는 유통마진이 크면서도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제품을, 생산자는 수익성이 크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제각기 선호해 왔고 이를 중심으로 오늘날의 경제체제가 발전해 왔다.
하지만 20세기 말에는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주류를 이루면서 각 집단의 선호도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제품의 홍수 속에서 그 선택기준은 물론 선택방법도 다양해져서 미디어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게 된 것이다.
또 소비주체에 따라 유통구조 또한 다양해져서 대형할인점, 전문매장, 방문판매, 통신판매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해 판매, 소비 등에서 가히 혁신적인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런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든 경제구조가 정보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아무리 싸고 좋은 제품이 있어도 소비자에게 정보전달이 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제품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경제구조의 전환이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10년 내에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졌다.
반면 생산자는 어떠한가. 이러한 시장경제의 격변 속에서 생산자의 사고와 생산형태는 어떻게 변해 왔는가. 최근 2∼3년 동안에 유럽과 미국의 의료기기 업체들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왜 우리나라의 생산자들은 변하지 않는가. 필자의 의견으로는 생산자의 많은 결점 가운데 가장 큰 한가지, 즉 정보/지식경영이 결여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정보는 신속, 정확성을 그 기본으로 한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경영으로도 빠르게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정확한 정보를 선택하고 신속한 판단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기업구조가 이처럼 변화에 무능하며 현재 많은 기업이 도태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생산자의 지식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정보의 취사선택과 빠른 판단은 전문인의 지식을 활용해야만 가능하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고경영자 및 의사결정기구가 그러한 모든 지식을 보유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어려울 경우 과감하게 의사결정구조를 바꿔야만 한다. 즉 21세기에는 생산자가 아닌 「생산자+정보/지식자」로 전환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산자의 구조로 변해야만 한다.
그래서 대기업은 사업 중심의 소단위로 새롭게 구조개편을 진행하고 기존 중소기업은 새롭게 정보/지식 중심의 경영체제로 재조직하며 기존 지식인들은 새로운 경제구조에 적극 동참해 21세기 정보/지식 중심의 시장경제구조에 대한민국이 낙오되는 일이 없도록 모두 힘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전자의료기기 산업의 지식산업화는 많은 여타 분야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국 의료기기의 세계화를 위한 벤처기업들의 모임(한세벤)」 등 소모임을 통해 정책개선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에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의료기기 부문에서 국제적인 비교우위를 가질 만한 기술은 (주)메디슨의 초음파 영상진단기 정도로 향후 업계 전체적으로 임상기기 및 여타 전자의료기기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21세기에는 소규모의 살아 있는 기업, 고부가가치의 생각하는 기업, 구성원이 곧 정보가 되는 그러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