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ISDN] 단말기 시장동향

초기 대기업이 주도했던 ISDN시장이 점차 기동력 있는 전문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전자, 한화 등 덩치 큰 대기업들이 열어놓은 ISDN시장을 전문업체가 이어받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ISDN서비스가 정착단계에 들어선 유럽, 미국, 일본 등 통신 선진국의 경우 ISDN단말기는 주로 중소 전문기업 위주로 형성돼 있다.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제품개발이 이뤄져야 하며 시장대응이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ISDN사업 진출 붐이 일면서 선, 후발업체간 치열한 시장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6년까지 10여개에 불과하던 ISDN업체는 현재 20여개에 이르는 등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섰다.

헨텔레콤, 뉴텍정보통신, 중도전자 등이 ISDN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라면 슈퍼네트, I&T텔레콤, 디지텔, 시스메이트, 세연테크 등은 근래 시장에 뛰어든 후발업체다. 검증된 외산장비로 초기 시장을 선점한 선발업체에 대항해 기술력과 저가의 국산장비로 무장한 후발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장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같은 젊은 벤처기업이 잇따라 ISDN시장에 진출하면서 그동안 외산장비가 주도하던 ISDN시장에 국산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7년까지만 해도 대만 등에서 수입된 외산제품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국산제품이 서서히 기지개를 켠 지난해말부터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 덕택에 현재 전체 ISDN단말기 시장에서 국산비율이 40%까지 올라갔으며 내년에는 시장비율이 반전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가격이나 품질을 비교했을 때 ISDN제품 국산화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기반기술 확보,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국내 통신업체의 절대 과제와 맞물려 국산화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에서 외산제품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애프터서비스(AS)와 유지보수 및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으며 TDX계열의 국산교환기와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ISDN단말기 시장이 세력겨루기를 할 만큼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산이냐 외산이냐라는 국적논쟁은 무의미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은 이같은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ISDN시장 활성화에 진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ISDN업체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ISDN시장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일반 가입자뿐 아니라 기업체, 학교, 관공서 등에서 전산망 솔루션 하나로 ISDN을 검토하고 있어 폭발적인 수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헨텔레콤, 슈퍼네트 등 일부 업체는 유통 대리점이나 체인점에 ISDN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고 상당한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ISDN단말기별로 시장을 놓고 보면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데이터 통신을 위한 S/U카드 시장이 점차 퇴조하고 망종단장치부터 디지털 모뎀, S/U카드가 하나로 통합된 터미널어댑터(TA) 시장이 부상할 전망이다.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가입자 입장에서 손쉽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또 ISDN을 이용한 영상회의시스템 시장도 점차 불붙고 있어 ISDN단말기 못지 않은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