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웹툰 사이트 글로벌 공조…'원점 타격' 전략으로

해외 불법 웨툰 사이트(왼쪽)와 폐쇄된 화면
해외 불법 웨툰 사이트(왼쪽)와 폐쇄된 화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베트남 공안부와의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불법 웹툰 유통망을 적발한 가운데 정부가 운영자 검거를 넘어 범죄 수익원 차단까지 포함한 '원점 타격' 대응을 강화한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최근 베트남 공안부와 협력해 영어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던 대형 불법 웹툰 사이트를 차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 사이트 폐쇄를 넘어 해외 수사기관이 직접 저작권 침해 조직을 추적하고 수사한 첫 성공 모델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국제 공조 체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과 구축한 저작권 보호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불법 콘텐츠 유통망에 대한 수사를 강화한다. 인터폴 공조 채널 활용도 늘린다.

문체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에 대해 사실상 차단 외에는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현지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자 검거와 사이트 폐쇄까지 가능해지고 있다”며 “베트남 사례를 계기로 국제 공조 체계를 더욱 확대하고 K콘텐츠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불법 웹툰 문제를 단순 저작권 침해를 넘어 범죄 수익 구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다수의 불법 사이트는 도박 광고와 성인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후원금 모집이나 유료 회원제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침해 또한 단순 복제·배포 수준을 넘어 번역 인력과 검수 인력을 고용하는 등 산업화된 형태로 운영되는 추세다.

서충현 네이버웹툰 불법유통대응실장은 “이번 국제 공조는 해외 해적 사이트 대응의 의미 있는 선례가 됐다”며 “아직도 수많은 불법 사이트가 남아 있지만 이번에 구축된 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운영자 검거와 사이트 폐쇄를 지속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외 불법 사이트들은 광고뿐 아니라 후원과 유료 회원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불법 유통 생태계 자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차단을 넘어 운영자 검거와 수익원 차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역시 불법 사이트 대응 과정에서 범죄 수익 추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경찰,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이 불법 도박 자금 흐름 차단 방안을 논의 중이다. 향후 저작권 침해 사이트와 불법 도박 생태계를 함께 겨냥한 대응도 확대될 전망이다.

문체부는 이달 말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도 확충한다. 해외 불법 유통망 모니터링과 국제 공조 수사를 상시화해 사이트 폐쇄 이후 나타나는 풍선효과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