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들, SO.중계유선 다툼 "침묵이 금"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는.」

최근들어 새 통합방송법 제정을 둘러싸고 관련기관에서의 정책(안)이 속속 발표될 때마다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국(SO)과 중계유선사업자 등이 대규모 옥외집회를 열어 부당성을 호소하는 등 이해집단간 제몫찾기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어찌된 일인지 PP들만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더군다나 GTV, 다솜방송 등 현재까지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은 PP가 5개사에 이르고 있는 데다 지난 3년간 29개 PP들의 누적적자가 무려 1조8천억원에 이르는 등 사실상 업계가 빈사상태에 빠져들어 누구보다도 업계 활성화의 목소리 높이 외쳐야할 형편인데도 새 방송법제정과 관련된 입장을 좀처럼 밝히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정부부처나 정치권 등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안)들이 업계 활성화의 지름길이자, 그간 PP들이 줄곧 주장해 온 SO와 중계유선과의 통합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어 굳이 입장을 밝힐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상황과 해석에 따라 다소 입장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현재 한나라당, 문화관광부 등에서 검토되고 있는 (안)은 중계유선을 부SO로, 정보통신부,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동일 프랜차이즈(방송권역)내 복수SO의 개념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섣부른 입장표명이 자칫 SO나 중계유선쪽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PP들은 만약 새 방송법에 정통부 등 후자쪽의 의견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SO들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여 지난 3년동안 「미운정 고운정」이 든 SO와의 동반관계에 결정적인 손상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회의 등 전자쪽의 법(안)이 득세할 경우 SO와의 갈등소지는 없어질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중계유선, 특히 대도시지역 1차 SO사업권내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이를 극구 반대할 것이 뻔해 PP들로서는 어느 편을 옹호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SO등이 확보하고 있는 80만 가입자도 무시할 수 없고 그렇다고 대도시지역의 중계유선사업자들도 끌어 안아야할 곤란한 입장이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PP업계의 한 관계자는 『PP의 입장에서는 중계유선을 복수SO로 인정하는 쪽으로 정책이 입안되는 것이 낫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그러나 SO들이 이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 마당에 섣부른 입장 표명은 또 다른 화근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최근의 복잡 미묘한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새 방송법 제정을 둘러싼 PP들의 침묵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나 국회 등에서 「법개정 작업을 이른 시일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업계의 의견을 말해야 할 때가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달 말께에는 PP 모두가 모여 새 방송법 제정과 관련한 입장을 최종 정리, 다음달 초에는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 첨예한 대립양상을 띠고 있는 SO와 중계유선과의 통합(안)에 대해 PP들이 과연 어떤 목소리를 낼 지 주목된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