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에 이어 무선가입자망(WLL)을 도입하는 한국통신이 최근 국내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WLL 선정평가시험에서 참여업체 모두를 불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WLL시스템 조기 상용화 계획은 장비업체들의 기술개발 진척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은 지난 7월말부터 9월초까지 삼성전자·대우연합컨소시엄·현대전자·한화정보통신·LG정보통신 등 5개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WLL 선정평가시험 결과 이들 모두 시스템 용량, 신뢰도, 제어 및 운용능력, 경제성 등 각 부문에서 요구사항에 미달됨에 따라 공급업체를 선정하지 못했다.
한국통신은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5개 업체의 WLL장비에 대한 재평가작업을 진행, 조건부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당초 예정했던 99년 1월의 시험서비스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은 5개 통신장비업체의 WLL 선정평가시험 결과 장비공급단가 등 경제성이 부족하고 가입자등록·해지·과금 등의 시스템 제어 및 운용능력 평가에서도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지국이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통화채널수의 경우 WLL시스템의 이론적 동시통화 채널인 50채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개 미만으로 알려져 국내업체들의 WLL장비 개발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WLL장비업체를 선정했던 하나로통신 역시 기술평가시험에서 5개 업체의 장비 모두가 요구수준에 미달했으나 서비스 일정을 감안, 삼성전자를 제외한 4개 컨소시엄을 조건부 공급업체로 선정하고 기능보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업체의 경우 WLL시스템의 대량수출에 나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내시험에서는 기준미달 평가를 받는 것은 국내 규격이 우리만의 독자규격을 채택하고 있는데다 그 표준마저 지난해 말에서야 마련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도 『이처럼 낮은 평가결과는 독자적인 무선접속기술규격 채택과 짧은 개발기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통신사업자들의 WLL 상용화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장비업체들의 적극적인 개발투자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WLL시스템은 가입자 선로를 무선으로 구축하는 일종의 고정형 셀룰러폰시스템으로 음성전화는 물론 고속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