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정보통신·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 이동전화단말기 빅3가 연말 대회전을 앞두고 치열한 기(氣)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들 빅3는 모토로라의 퇴장으로 판가름난 지난 95∼96년 이후 오랜만에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점에서 최근의 신제품 발표와 마케팅 정책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디지털 스타택」으로 재기한 모토로라가 휴대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 일단 성공했고, LG정보통신은 개인휴대통신(PCS)시장을 겨냥한 세계 최경량 제품을 선보여 기세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과 PCS 모두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직 반격카드를 꺼내들지 않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또 이들 빅3의 주력기종이 플립·폴더·바형으로 모두 달라 국내 소비자들의 심판에 따른 시장구도 변화도 주시 대상이다.
선제공격에 나선 모토로라는 출시 며칠 만에 스타택 공급물량이 동이 나는 이상 열풍에 매우 고무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애니콜」에 밀려난 경험을 갖고 있는 모토로라로서는 예상외의 소비자 반응으로 휴대폰시장 재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모토로라의 강점은 앙증맞은 디자인의 폴더형 제품이란 것.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구경했던 세련된 폴더형 기종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정보통신은 62g에 불과한 최경량이면서 형태는 바형 제품을 앞세웠다. 무게에 대한 관심도 크지만 최근의 추세가 폴더형에 기울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상이다. LG는 바 타입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폴더나 플립형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덮개를 여닫는 이중동작이 필요한 플립이나 폴더형에 비해 바형은 주머니에서 곧바로 꺼내 사용할 수 있어 훨씬 간편하고 특히 디스플레이가 눈에 보이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교세라가 바형을 히트시킨 바 있다.
수성입장에 선 삼성전자는 화력을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할지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에 대해서는 똑같은 폴더형을 이미 개발, 맞불작전에 나서는 한편 LG정보통신과는 무게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삼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유통물량 중심 마케팅까지도 이번 신제품을 앞세운 LG가 치고들어올 것으로 보여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주목된다. 사업자 납품용이 아닌 유통물량 마케팅은 단말기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LG의 움직임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이들 빅3의 시장점유율 경쟁 못지않게 폴더와 바형 단말기의 우열이 가려지느냐도 관심거리다. 디자인 관계자들은 단말기 역시 여성의 신체를 원용한다고 말한다. 최고의 디자인이라는 코카콜라병이 여성의 나체를 형상화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폴더형은 「치마를 들추는」 디자인이고, 플립형은 「치마를 벗기는」 형식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바형은 여성의 누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이동전화 최대 소비층인 신세대들의 방학과 연말특수가 몰려 있는 올 겨울에 펼쳐지는 빅3의 대회전이 볼 만하게 됐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