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락 부회장(62)은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가장 바쁜 한해를 보냈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심정으로 주력사업을 하나둘씩 떼냈다. 회사가 절반으로 줄어든 아픔을 겪으면서 남모르게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아픔만큼 성숙했다. 올해는 다시 예전의 영화를 되찾기 위해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남아 있는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21세기의 화두인 디지털 분야에서 신규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누구보다도 지난해 가장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본다면.
▲사업구조조정 활동이 가장 힘들었다. 주주와 종업원, 경영자 전부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사업구조조정을 평가한다면.
▲지난해 4월 이후 LG금속 합병을 비롯해 동제련사업과 자판기사업, 빌딩설비사업 부문에서 외자를 유치함으로써 LG산전의 사업구조조정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외형은 축소됐지만 부실을 해결함으로써 경쟁력 우위의 사업 중심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구조조정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위축된 것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안이라도 있는지.
▲인수·합병으로 조직문화가 서로 다른 회사간 상호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산업소재인 금속과는 이미 문화가 비슷하고 그룹안의 움직임이라 큰 문제 없이 잘 조화되고 있다. 단지 사업구조조정에 따라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 다른 회사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다소의 불필요한 오해도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종업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만큼 회사도 올해부터 복리후생제도를 확대하고 회사의 손익에 크게 기여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보상을 강화하는 등 성과주의 정착을 통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지원방안은.
▲IMF시대의 어려움을 함께 참아준 협력업체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동안 현장합리화운동 등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힘을 모아 다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LG산전이 전사적인 차원으로 벌이고 있는 「6시그마 운동」을 협력업체에도 전파할 수 있도록 품질전문가를 지원해 제품·부품 및 공정상의 품질지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협력업체에 대해 경영 컨설팅을 실시하고 기업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 고객의 요청에 의해 24시간안에 상품을 인도하는 시스템인 신속한 응답체제를 가동해 고객위주의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
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