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을 위한 선진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통신 선진국들은 IMT2000 이후의 새로운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4세대 이동통신의 모습은 옥외에서는 IMT2000서비스보다 주파수가 다소 높은 2.5㎓대역을, 옥내에서는 50∼60㎓대역의 밀리미터파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효율은 IMT2000시스템의 주파수 효율(70%)보다 높아진 100%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송속도도 2Mbps급부터 150Mbps급에 달해 그야말로 초고속 이동통신시대가 열린다.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기술표준도 2가지 될 듯=ITU에서 논의중인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에 대한 선진국 입장은 「진화론」과 「탄생론」 2가지.
영국 등 유럽연합은 현재 비동기 IMT2000시스템의 우위를 바탕으로 기존 시스템 성능을 향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혔다. IMT2000 기술표준 전쟁에서 세계시장 70% 가량을 장악한 비동기 진영이 바로 「진화론」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비동기 시스템의 연장선상에서 기능을 다소 진보시키는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 성능향상을 통해 현재 장악한 전세계 70% 시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기득권 고수」전략이다.
반면 미국, 일본 등은 「손해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비동기 진앙지인 유럽연합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모험」을 감행해 새로운 기술표준, 시스템을 만들어 유럽연합을 이겨보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들의 입장에 다소 동조하는 눈치다.
유럽연합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을 그대로 인정하기보다는 새로운 이동통신 표준안을 만들어 자국 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미국, 일본 등 후발주자들이 여기에 속해 있다.
특이한 상황은 비동기방식 국제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던 일본도 새로운 판을 바꾸자며 달려든 것. 표준개발은 물론 시스템 제조능력을 갖춘 일본의 변신은 추후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개발 시장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기술표준 관건은 제3세계=향후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의 기술표준은 중국, 아시아권, 아프리카 권역이 어떠한 기술표준쪽에 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3세대로 불리는 IMT2000서비스가 글로벌 로밍을 매개로 다수 국가의 기술표준이 대세를 장악했듯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역시 얼마나 많은 국가 표준으로 채택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라진다.
이 때문에 아시아권인 중국, 인도와 아직 통신망 확충이 미흡한 아프리카 권역의 선택이 기술표준 대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여기에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에서의 미국의 역할도 매우 크다. 3세대에서 유럽연합에 치명타를 입은 미국이 자국 산업체 보호라는 명분으로 기술표준화 대세몰이에 적극 나설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 맹주로 부상하려는 미국의 야심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의 대응=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에 대한 기술논의 수준은 「다른 주파수 스펙트럼과의 주파수 공유, 간섭, 호환성」을 검토하는 수준이다. 미국, 일본, 영국, 스웨덴, 핀란드,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IMT2000시스템에 사용될 기반 기술을 연구하는 실험작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물밑접촉은 기술표준이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이 4년에서 5년 정도. 이 때문에 2010년경 개발 예정인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표준화작업은 2005년 이내에 대부분 확정된다.
금년 10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ITU 전문가 회의와 내년 2월 모나코, 6월 스톡홀름회의 등은 IMT2000시스템 시장에서 국내 산업계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ETRI, 삼성전자, 한국통신 등을 중심으로 IMT2000시스템 개발과 관련된 기고서를 ITU에 제출, 표준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산업계가 나가야 할 길은 단순하다. 연구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구성된 IMT2000기술개발협의회와 같은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핵심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다른 하나는 세계 메이저 기술개발업체와 시스템을 공동개발하는 방안. 전략적 제휴, 지분투자 등을 통해 뒤처진 이동통신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해외업체는 CDMA시스템 개발의 경험을 지닌 국내 업체를 기술표준 동조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점도 커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