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증시 IT가 이끈다>통신사업자 지분변화

 통신서비스업체들은 복잡하게 얽힌 지분문제를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통신서비스업체의 지분문제는 올 상반기 KT 민영화를 앞두고 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올 상반기 민영화를 목표로 정부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의 KT 지분은 28.37%. 국내 기업들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매각할 예정이지만 변수들이 많아 매각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KT보다 느긋한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중인 지분 14.5%를 일본의 NTT도코모에 전략적 제휴 형태로 넘길 예정이었지만 주당매각가격 등으로 무산됐다. SK텔레콤은 이 중 일부를 자사주를 통해 매입했으며 나머지 지분은 시간을 두고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통해 처분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텔레콤 보유주식(10.39%) 중 2∼3%의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SK텔레콤 주식 3%(267만주)를 장내외에서 매각했다.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이용해 KT의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KT의 지분매각은 민영화 외에도 통신업계 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KT의 보유주식 28.37%를 전량 매각하고 민영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KT는 특정기업이 경영권을 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지분 10% 정도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사들일 예정이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는 KT의 이런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특정기업이 KT의 지분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정부가 KT의 민영화와 관련해 15% 동일인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없을 것임을 밝힘에 따라 삼성-LG-SK그룹의 3파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KT가 특정지배구조를 반대하기 때문에 특정기업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KT의 지분매각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2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4.7%(5097만주)의 정부지분 매각을 실시했지만 투자자들의 저조한 참여로 전체 물량의 6.5%에 불과한 333만주를 매각하는 데 그쳤다. KT의 경영권을 보장받지 못한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KT는 이 와중에 “이번 정기주총에서 자사주 소각 규정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일부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KT와 정보통신부가 최근 KT의 10% 자사주 매입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KT가 자사주 소각 규정을 신설한 것은 자사주 매입을 확정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와 KT가 10% 안팎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EB 등 주식연계증권 발행을 통해 정부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진영완 한화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발행이 가능한 주식연계증권이 최선의 대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연계증권도 장기적으로는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KT의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과 일본의 NTT도코모간 전략적 제휴 실패로 시그넘Ⅸ에 파킹된 14.5%의 SK텔레콤 주식이 다시 국내시장으로 반입됐다. 49% 수준이던 외국인 지분율은 35%대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은 해외지분매각분을 대상으로 교환사채(EB)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SK글로벌의 보유주식 일부는 자사주를 통해 매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주주 지분이 증시에 유통물량으로 출회돼 수급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니러니컬하게도 상당수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지분매각 실패를 반기는 분위기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3세대(G)에 역점을 둔 NTT도코모와 2.5G 중심의 SK텔레콤의 전략적 제휴는 시도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그룹도 무리하게 SK텔레콤 주식매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주) 투자설명회(IR) 담당자는 최근 SK텔레콤 지분매각과 관련, “해외증권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대주주 지분매각보다 KT의 지분매각이 더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대주주 지분 해외매각을 추진하면서 KT와 감정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KT가 보유지분 중 일부를 해외 파트너에 매각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SK텔레콤이 해외투자자 등 주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거절한 것.

 지난해 KT가 3%의 SK텔레콤 주식을 매각하자 SK텔레콤은 이를 자사주 매입을 이용해 전량 매입,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 KT가 연내에 SK텔레콤 주식을 매각할 것임을 밝힌 만큼 SK텔레콤은 잠재적인 수급불안 상태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자사주신탁계약과 현금이 풍부한 SK텔레콤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어렵지 않게 내놓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합병>

 최근 잇따른 통신사업자간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면서 업계가 높은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다. 관련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통신서비스업계는 ‘통신 3강’ 구축을 목표로 추진된 KTF-한통엠닷컴, SK텔레콤-SK신세기통신, 하나로통신-드림라인 등의 합병 및 지분인수로 향후 4∼5년 동안 7조∼8조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SK텔레콤과 KTF가 올해 각각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법인인 SKIMT, KT아이컴과 합병할 예정이어서 합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신세기통신과 소규모 합병을 추진중인 SK텔레콤도 양사 합병으로 향후 3년 동안 3조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사가 예정대로 오는 1월 합병법인을 출범시킬 경우 오는 2004년까지 마케팅부문에서 1조원, 생산부문에서 1조40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에 이르는 통합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양사간 소규모 합병으로 합병비용을 크게 줄인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연내 합병을 추진중인 SKIMT와의 합병으로도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옛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통합사로 출범한 KTF도 합병 후 앞으로 5년 동안 4조∼5조원에 이르는 합병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합병의 컨설팅을 담당했던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KTF는 합병으로 향후 5년 동안 △가입자 규모 및 사용량 증가로 3조3000억원 △투자비집행 효율성 2조5000억원 △재무적 시너지 효과 800억원 등 총 5조88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당시 KTF가 망운영비, 광고비, 인건비 등의 비용절감 효과와 무선인터넷 등의 중복 설비투자 해소로 향후 5년 동안 4조원 가량의 합병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나로통신도 드림라인 주식 32.18%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오는 2006년까지 총 234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로통신은 또 초고속 인터넷과 전용회선 사업에서 연간 1670억원의 추가매출을 비롯해 초고속 인터넷의 중복투자 해소와 공동 마케팅을 통한 비용절감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합병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KT아이컴과 합병을 조기추진중인 KTF는 합병에 따른 주당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KTF는 KT아이컴과의 합병으로 7.6∼17.5% 가량의 주당가치 희석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이 SK신세기통신의 합병비율을 1대0.05696으로 확정하고 소규모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SK신세기통신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소액주주들은 “SK신세기통신의 합병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