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확대 관건은 환율안정

 수출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성적표를 받을 것 같다고 한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이 한국경제호의 견인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KOTRA가 해외무역관 및 지상사, 바이어 등을 상대로 최근 조사한 ‘환율불안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수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여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835억달러의 수출실적으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환율 불안과 주력시장인 미국 등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경기침체라는 골 깊은 수렁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출호조를 보인 대다수 품목이 품질 및 기술집약적 제품으로 환율변화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컴퓨터, 기계류, 선박 등의 수출은 전년보다 20%이상 증가한 반면 섬유류, 직물류, 플라스틱제품 등 중국 및 홍콩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제품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수출견인차는 작년 대비 31.1%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무선통신기기다. 환율보다는 시장가격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반도체와 수출가격이 6개월 단위로 선행 결정되기 때문에 연말까지 물량 축소 등의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컴퓨터도 수출실적을 올린 효자품목의 하나다.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도 전체 수출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9월말 현재 23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난 중국으로의 수출은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중국 투자 확대와 중국의 수요 급성장에 힘입어 앞으로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국인 엔화 및 유로화의 동반 강세도 수출에 도움을 줬다. 유로화를 쓰는 유럽 12개국과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호주 등 현지화가 동반강세를 보인 지역은 수출이 잘 된 반면 미국 등 달러화 결제지역과 중남미 등 현지화 약세지역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경쟁국 통화가 동반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화 절상효과를 일부 상쇄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수출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발등의 불은 환율 불안이다. 수출경쟁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달러당 환율이 1200원 가량은 되어야 하며, 115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1100원 아래로 6개월 이상 유지될 경우 일부 품목은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금속·에너지·섬유·식량 등과 같은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연일 급등하고 있는 상품가격과 선박운송비의 급등도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 최근호에 보도된 것처럼 작년 초 이후 계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4배 이상 뛴 운송료도 발목을 거머잡을 수 있는 요인의 하나다.

 잘 알다시피 수출은 비틀거리는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따라서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산업구조조정에 따른 국내산업 공동화를 막기 위해서는 환율을 경쟁력 있는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박광선위원 k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