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와 전자신문사는 13일 프심위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제2회 SW 지적재산권 정책논단 토론회’를 개최했다. ‘저작자·이용자 측면에서의 정품 SW사용 문화보급 확산’이란 주제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서 정부, 업계, 학계, 법조계 관계자들은 SW불법복제의 현황과 원인, 대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특히 SW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불법 행위를 친고죄 대신에 반의사불벌죄로 처벌할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단속지역예고제 도입에 대한 건의도 제기돼 향후 국내 SW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정책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참가자
이대희 인하대 법대교수
이병주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소장
이해완 로앤비 변호사
최승열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연구실장
허한범 한글과컴퓨터 이사
윤원창 전자신문사 논설위원(사회)
◇윤원창(전자신문 논설위원-사회)=이 토론회는 지재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고 정품소프트웨어 사용을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정책적으로 불법복제율을 낮추고 저작자와 사용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우선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대한 현황과 정부의 정책방향을 설명해달라.
◇최승열(프심위 연구실장)= 86년 12월에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을 제정했다. 이후 98년 송신권을 해결하기 위해 전송권을 신설하는 등 법 형식을 바꾼 개정이 일부 있었다. 특히 2000년에 기술적 보호조치와 관련한 개정작업이 있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일시적복제와 일시적저장 등과 관련해 입법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지가 단순하지가 않다. 이와 함께 보호법에는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가 들어있다. 대표적인 것인 분쟁해결의 조정·심의며 프로그램 이용활성화를 위한 등록제도도 있다. 감정전문화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저작자와 이용자 사이의 균형점을 잡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사회=최근 BSA에서 발표한 한국의 불법복제율이 48%라는 발표와 안철수 사장의 국내 SW산업에 대한 비판이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 SW불법복제 현황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허한범(한글과컴퓨터 이사)=BSA자료의 신뢰성은 이론의 여지가 많다.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크게 개인사용자는 복제율이 99%에 달한다. 반면 기관에서 정품사용률이 60%에 이른다. 전체적으로는 전체 PC의 40%가 정품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처럼 불법복제SW에 대한 사용률이 높은 것은 우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고객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SW를 만들고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이와 함께 단속예고제와 같이 합리적이고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불법으로 SW를 쓴다하더라도 단속이 나간다는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주고 정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병주(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소장)=불법복제 원인에는 3가지가 있다. 앞서 지적됐듯이 우선 정품의 가격이 너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재장치가 눈앞에서 효율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데 도덕성에만 의존해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또 인터넷에는 정품 못지 않은 공짜 SW와 콘텐츠가 많다. 이것을 이용하면서 무료를 학습한 사람에게 이것을 돈을 주고 사라면 쉽지 않다. 제도적으로도 불법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예로 다른 물품은 전자상거래로 거래하면 7일 이내에 철회가 가능하다. SW는 개봉이후 복제가 가능하니 반품이 안 된다. 따라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국민들의 SW불법복제율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
◇이대희(인하대 법대 교수)=BSA가 우리나라 불법복제율이 50%라고 하는데 이는 과거 90년대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 수치다. 또 개인들의 경우 99%가 불법SW사용자라고 하는데 사적이용규정과 관련한 현행법에 비춰보면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가져다 쓰는 입장이 아니라 공급하는 입장이 됐다.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높아졌다.
◇사회=상시단속을 통해 불법복제율을 많이 줄였다. 그러나 아직도 법에 문제가 있다. 또 상시단속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해완(로앤비 변호사)=사람들이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잘 안 하는데 SW나 정보는 무형적인 재화다 보니 유형적인 재화에 비해 인식이 낮다. 무형적 재산에 대한 의식이 박약하다. 이는 지식기반 시대에 우리나라가 강국으로 가고 SW컨텐츠를 세계시장에서 키우는데 걸림돌이 된다. 결국 개인의 복제율과 기업의 복제율이 차이가 난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정부의 단속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없으면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우수기업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법적으로는 친고죄와 관련된 것이다. 현재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 불법복제는 유형적인 재화로서의 동산을 절도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이것을 굳이 친고죄로 할 이유가 없다. 프로그램 저작권침해를 친고죄를 폐지하고 반의사불벌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사회=법적인 개정작업은 저작권자의 권리는 강화하지만 이용자측면은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이병주=반의사불벌죄는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강력히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협상력이 너무 높아져 전적인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오히려 독점적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보호해야 할 저작자는 들러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허한범=가정 PC가 1000만대 정도다. 한글은 교육기관은 2만원 공공기관 5만원 기업은 10만원 등 평균 3만원 정도가 된다. 개인사용자 빼고 기관 역시 1000만대라고 하면 모두 정품을 사면 3천억이다. 그러나 업그레이드주기가 4∼5년인데 1년에 600억 정도다. 여기서 반정도가 불법을 쓰면 300억 정도가 된다. 한컴은 200명 직원인데 300억 가지고는 회사 운영이 안 된다. 따라서 개인사용자들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가 없다. 소비자가 한글SW를 쓰고 매달 500원의 비용을 받겠다고 했는데 신청자가 몇 천명 밖에 안 된다. SW가주는 값어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인식은 저조하다. 가격을 낮추려고 해도 개인만 낮출 수 없고 쉽지가 않다 내부적으로 정책 펴는 데 어렵다.
◇최승열=사적이용에 대해 미국 측에서도 인정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온라인 상황에서 사적 이용범위를 넘어서 개인이 상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제시한 것은 청소년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피해와 교유홍보를 사용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대희=그러나 아직도 SW가격이 비싸다. 수 천불씩 가는 것이 있는데 가격차별화를 통해 가격을 조정해 이용자들이 쉽게 구입을 하고자 할 때는 구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의사불벌죄가 저작자의 권리를 강화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그러나 도입되더라도 저작권자나 관계자에 통지할 의무규정을 둬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 또 피해액수가 큰 것에 대해서만 이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사회=많은 내용들이 오갔다. 결론을 지으며 한마디씩 해달라.
◇이해완=단속을 강화해 달라는 말을 했는데 단속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 외에 실효성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물론 의식도 중요하고 지속적인 계도가 있어야 한다. 전자상가에서 개인용 PC에 SW를 깔아주는데 이는 불법복제의 고리역할을 한다. 이것은 정부가 단속, 계도해야 한다. 글로벌 관점에서 글로벌벤더가 이익을 볼 수 있겠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정당한 대가를 주는 관점에서는 이를 국가적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병주=정품 SW돈주고 사는 사람들은 대우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할 것이다. 사면 바보가 되는 분위기에서 누가 정품을 사겠는가. 부팅을 하면 ‘정품 사용자입니다!’라는 글을 띄운다든지 하는 발상도 고려해보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문제인데. SW만 30만원을 주고 사야 한다면 조립PC보다는 대기업PC를 사는 것이 낫다. 불법복제에 대한 자진신고제도가 있는데 자진신고하면 혜택을 주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최승열=단속에 있어서 집중단속지역 예고제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지역에 단속을 하겠다는 예고를 하고 그 지역에 사용자들이 정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라이선스와 관련 친고죄 폐지도 상당부분 검토가 끝난 상태다.
◇이대희=현재까지 복제는 오프라인에서 얘기를 했는데 온라인 상에서도 불법복제 이용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트리밍이 가능해진 상태인데 제작자 측면에서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술적 보호체계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이 기술적으로 복제를 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허한범=불법복제율을 낮추기 위해 첫 번째는 자국에서 성공을 해야한다. 많이 팔려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수요창출을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사회=결론은 SW가 산업이 되려면 제가격을 받아야 하는 것 같다. 이번 토론회가 국내 정품소프트웨어 사용확산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리=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