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존]모바일게임도 `이름 값` 한다?

‘붕어빵 타이쿤’의 뒤를 이어 타이쿤 시리즈의 흥행을 주도한 ‘짜요짜요 타이쿤’의 원 제목은 ‘젖소부인’이었다. 게임의 주 과제가 우유를 짜는 것이기는 해도 ‘짜요짜요’와 ‘젖소부인’이 주는 이미지는 180도 다르다. 만약 ‘짜요짜요타이쿤’이 ‘젖소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됐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모바일 게임에서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다르다. 알다시피 온라인 게임처럼 클로즈나 오픈베타서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PC·비디오 게임처럼 멋진 동영상이 동반된 것도 아니다. 서비스 전에 나오는 몇 컷의 스크린샷으로 게임을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모바일 게임은 제목부터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것이 숙제처럼 됐다. 제목부터 ‘재미있고 튀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똥 먹는 돼지’라는 모바일 게임이 있었다. 출시 당시 대박으로 통할 만큼 기대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게임성 면에서는 대박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큼 높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공의 주 요인은 바로 제목이 주는 호기심 때문이었다는 것이 주변 업체들의 평가다.

모바일 게임 A사는 한 때 ‘레이저’라는 퍼즐게임을 만들어 국내와 일본에 론칭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일본에서는 작지만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는데 국내에서는 죽을 쒔다. A사 사장은 뒤늦게 그 이유를 알았다. 호기심 유발은 둘째치고 어떤 게임인지 바로 와닿지 않는 애매한 게임명 때문이었다. 이후 ‘레이저’는 국내에서 ‘떼굴떼굴 후라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서비스돼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다운로드 수를 보였다.

지난해 나온 ‘놈’은 특이한 이름의 대표적인 모바일 게임이다. “야! 너 놈 알어? 놈 해봤어?” 아는 사람끼리 ‘놈’을 놓고 대화할 때부터 웃음이 나온다. 게임 홍보용 카피도 ‘놈은 달린다… 놈은 혼자다.’, ‘무작정 뛰는 놈… 놈이란 놈’ 등 익숙한 단어인 ‘놈’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한다. 물론 이름만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무식하게(?) 시커먼 놈 캐릭터에서 보듯 독특한 디자인과 내용에 어우러졌기에 가능했지만 이색적인 제목이 주는 효과도 한 몫 단단히 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똥트리스’는 제목에서 풍기는 코믹함에 곧바로 테트리스를 연상시키는 효과가 더해져 게임 접근성을 십분 살린 케이스. ‘열받았다 마사오’ 역시 이름에서 액션 장르라는 느낌을 그대로 주며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물가에 돌튕기기’는 출시 때부터 ‘물돌’이라는 줄임말로 유저에게 더욱 친숙해졌다. 게임 내용과도 잘 어울려 한 번에 ‘아!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겠구나’하고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작살왕’, ‘작업남녀’, ‘그녀의 빤쥬’, ‘대두신권’ 등 이름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게임들이 많다.

점차 제목만 가지고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어진다.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게임 내용을 압축해 전달하면서 이에 부합한 수준높은 게임성이 동반돼야 대박의 반열에 오른다. 그만큼 유저의 수준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에서는 여전히 제목이 주는 영향력이 강하다. 어느 게임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모바일 게임에서 ‘한번 해볼까’ 하는 욕구는 바로 제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