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게임은 가라.`
소리와 진동, 몸 동작까지 오감을 총 동원해 즐기는 체감형 모바일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연신 버튼만 눌러대는 게임이 아니다.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며 다시 온몸으로 휴대폰을 흔들며 미션을 수행한다.
# 이소리가 아닙니다 … 사운드 체감 ‘배틀댄스’
휴대폰은 이미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잡았다. 디카폰이 일반화됐고 어느새 MP3폰도 나왔다. TV와 영화는 오래 전에 휴대폰 속으로 들어왔다. 10대 사이에서는 전화가 걸려올 때 나만의 음악을 울려주는 휴대폰 액세서리 ‘폴리폴리’가 유행처럼 번지고, 손전등으로도 사용 가능한 ‘셀라이트폰’도 나왔다. 조만간 발광 다이오드(LED)를 활용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상징 기호를 허공에 표시하는, SF 영화에서나 본 듯한 ‘에어빔’ 기능도 등장한다.
단말기 기술 발달과 더불어 조그만 직사각형 스크린을 보며 끊임없이 버튼을 눌러야하는 모바일 게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이색적인 장르의 등장, 또는 소재나 주제의 독특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보면서 즐기는 게임을 넘어 소리로 듣고 진동으로 느끼며 나아가 몸을 움직이면서 즐기는, 기존 휴대폰 고유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지난해 말 선보인 ‘배틀댄스’는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고 이에 해당하는 숫자를 매칭시켜 맞추는 이색 사운드 게임이다. 게임을 할 때 효과음이나 배경음으로 사용해 온 사운드를 직접 게임의 소재와 주제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새롭고 이채롭다.
게임 속 AI가 들려주는 사운드를 듣고 이에 해당하는 숫자를 눌러 맞추는 방식으로 저레벨에서는 AI의 플레이 바가 화면 속 숫자를 지나치면서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다소 쉽지만 난이도가 높아지면 그냥 사운드만 듣고 해당 음을 맞춰야한다. 뮤직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서 뭔가 색다른 게임을 원했던 모바일 게임 마니아에게 안성맞춤이다.
# 심장 박동까지 느낀다 … 진동 체감 ‘룸즈’
네오넷이 선보인 ‘룸즈(ROOMS)’는 국내 최초로 휴대폰의 진동을 이용한 게임이다. 진동을 이용한 콘솔 게임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지원되기 시작해 현재 연출의 한 장르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에서는 미미했고 이를 테마로 한 게임도 없었다.
‘룸즈’는 가상 세계에서 주인공과 해커가 벌이는 쫓고 쫓기는 경쟁이 주된 스토리로 방이 회전할 때, 심장이 두근거릴 때, 그리고 적이 숨어있는 위치까지 진동으로 표현했다. 콘솔 게임을 즐길 때 컨트롤러로 전해진 손떨림의 맛을 다시 휴대폰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특히 보이지 않는 적이 쫓아 오는 장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을 진동의 주기로 표현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진동의 주기가 1이 되었을 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위협, 미로를 탈출할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 한 명을 데리고 빠져나와야 하고, 경우에 따라 자기 대신 사랑하는 파트너를 위험으로 몰아 넣어야 하는 극한 상황 설정이 손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과 함께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또한 게임 속 대화나 행동에 따라 여성 파트너의 반응이 3단계로 틀려지기 때문에 플레이 중에도 계속해서 마음에 드는 파트너에게 신경써야 한다는 점, 모두 15개의 룸에서 탈출했을 때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서 4개의 각기 다른 멀티 엔딩을 볼 수 있다는 점, 단 한번의 플레이로는 모든 엔딩을 전부 볼 수 없기에 재도전의 의욕을 강하게 불러 일으킨다는 점 등이 이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이다.
# 오감으로 즐긴다 … 모션-G
출시 전부터 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모모웹의 ‘굴리고 굴리고’, ‘못말리는 낚시광’, ‘모모샷’ 등은 동작 감지 센서를 장착한 휴대폰을 이리저리 기울이고 흔들며 즐기는 대표적인 첨단 체감형 모바일 게임이다.
‘굴리고 굴리고’와 ‘아슬아슬대행진’은 휴대폰의 방향(기울임)을 좌, 우, 위, 아래로 움직여 미션을 수행한다. ‘못말리는 낚시광’의 경우 휴대폰을 들고 낚시하듯 튕기며 즐기는 게임. 휴대폰을 쥐고 마치 낚시대를 던지는듯한 모션을 취한 후 다시 슬슬 당기면 게임 속 물고기가 입질을 한다. 입질 시에는 진동으로 손맛까지 느낄 수 있고 낚시대를 던지고 당길 때에도 소리와 진동이 더해져 마치 실제 낚시를 하는 기분이다.
‘모모샷’은 실제 골프를 하듯 휴대폰을 좌우로 크게 휘두르면서 즐기는 방식이다. 볼을 날릴 방향과 타점을 선정한 뒤 휴대폰을 들고 실제 골프 스윙처럼 휘두르면 된다. 골프 스윙을 데이터화해 자세 교정 및 교습도 가능하다는 것이 개발사측의 설명이다.
‘모션-G’로 통칭되는 이 게임들은 장착한 모션감지 센서의 기능에 의해 휴대폰 이동 방향과 기울기에 따라 게임 속 공이나 동전, 낚시대, 골프클럽 등이 똑 같이 따라 반응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휴대폰의 전후좌우를 인식해 반응하도록 만든 모바일 게임은 모션-G가 처음이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플레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게임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전 우수중소기업대상과 신소프트웨어 정통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에 등장한 모든 장르의 게임에 이 감지 센서를 활용하면 전혀 새로운 모션게임으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체감형 모션 게임이 등장해 모바일 게이머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