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품.소재 육성` 성과를 기대한다

 새해 우리의 화두가 경제살리기라는 점에서 연초부터 정부와 재계, 지자체가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이는 부품과 소재산업을 육성하는 일이 곧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고 나아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품·소재산업 육성의 당위성은 누차 말해도 지나침이 없겠지만 이번처럼 연초부터 정부와 재계 그리고 지자체 등이 경제 활성화의 핵심과제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부품·소재산업 육성 의지를 함께 표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미 청와대와 산업자원부, 전국경제인연합회, 광주광역시, 경상북도 등이 올해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근 대통령비서실 개편으로 부활한 경제정책수석실도 새해 경제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김영주 경제정책수석은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취약해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중소기업의 경제활성화와 연결되지 못한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중소기업 종합대책을 보고했다. 산업자원부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광주광역시가 새해 광산업과 부품·소재산업을 광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상북도는 포항 일원을 소재분야 R&D특구로 지정해 국내 최고의 소재산업 중심지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지난 연말부터 별도의 부품·소재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월까지는 산업간 연계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시스템 모듈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와 대기업이 집중 투자할 10대 핵심 부품·소재 품목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연초부터 이런 노력이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중소기업들이 일자리 만들기와 수출 증대 등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우리의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은 외국에 뒤져 있다. 일본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떨어져 해마다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3년의 경우 부품·소재의 일본 수출액은 77억달러인 데 비해 수입액은 216억달러에 달해 139억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이런 상황은 경기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의 주범이 바로 부품·소재산업이라는 지적을 받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정부와 재계가 구체적 전략을 마련해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해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서둘러 해소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우리 업체들이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그럴 만한 여력이 별로 없다. 자금이나 인력에 여유가 없다. 남의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만든다면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와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기 어렵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국산 부품·소재의 사용 기피현상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부품·소재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부품을 생산해도 국내 업체들이 국산품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이의 사용을 기피하고 대신 외산 부품을 계속 사용하는 일이 적지 않다.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가격 면에서 국산 부품이 외산에 비해 우위를 보여도 그간의 관행에 젖어 가능하면 기존 부품을 사용하려는 잘못된 기업 풍토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점들이 이번에 과감하게 개선돼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원천기술 개발이나 전문인력 양성 등은 불가능한 일이다. 중소업체들인 부품·소재기업들이 자본이나 인력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국산 부품을 국내업체나 정부 조달분야에서 앞장서 사용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우리 수출이 크게 늘어나도 중소업체들이 경영난에 시달린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을 이룩하려면 체계적인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부품·소재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생산 그리고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해외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정부와 재계 그리고 지자체가 정책과 지원의 상호 연계를 통해 취약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