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품업계 사업다각화의 성패

 부품업계가 공경적 경영계획을 세우거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업계의 경우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려 잡고 있어 사상 처음으로 PCB 연매출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계도 기존에 확보한 기술을 응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부품업계의 노력은 제조업의 뿌리인 부품·소재분야의 경영을 개선하고 나아가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경쟁력이 취약한 부품·소재산업 발전을 위해 오는 2010년까지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매출 2000억원, 수출 1억달러 규모 이상의 중핵 부품·소재기업 300개를 집중 육성키로 한 후에 나온 것이어서 기대감이 높다고 본다. 이 가운데 부품산업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PCB업계의 매출신장 확대는 의미가 상당하다. 잘 아는 것처럼 부품산업은 완제품시장의 선행지표 성격이 강하다. 만약 PCB업계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경우 이는 완제품 산업, 다시 말해 올해 IT경기 호전과 직결되는 일이다.

 국내 민간연구기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33개 주요 PCB업체의 올해 매출 목표 총액은 지난해 3조8004억원보다 32% 가량 늘어난 총 5조31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기업인 상위권 업체들은 평균 30%대 성장을 예상했고 중위권인 중견업체들은 이보다 더 놓은 40%대 성장을 기대했으며 이 중 일부는 50%대 이상 신장을 전망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내수경기가 침체돼 정부나 재계가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PCB업계의 이 같은 높은 성장 예상은 우리 IT 경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계도 사업다각화에 나섰다고 한다. 휴대폰 부품업계는 그동안 급성장한 휴대폰의 수요에 힙입어 매년 호황을 누렸던 분야다. 이 같은 휴대폰 부품업계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품업계가 이미 확보한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 경우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독자기술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휴대폰 시장 이후에 대비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로 지속적인 기업성장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업계의 경우 거대 다국적 기업의 공급현상은 날로 심해지고 중국과 대만 등 후발 국가의 저가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양측의 공세 속에서 능동적으로 이런 현상을 극복하려면 독자기술을 확보하고 고부가 제품비중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PCB업계가 후발국의 저가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이다. 휴대폰 부품업계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부가 제품 생산 비중을 높이거나 관련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본다.

 기업들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한 분야의 독보적인 위상을 정립하면서 동시에 기술추세에 맞게 방향 전환을 잘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 그러자면 독자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고 시장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부품의 대형화와 전문화가 미흡하다. 외국 기업에 비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부품업계가 전문화를 통해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공격적 경영이나 사업 다각화와 더불어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 등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