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품·소재의 국제경쟁력이 일본의 20% 수준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강신호)가 22일 발표한 ‘주요 부품·소재의 대일 경쟁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1∼6월)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 무역특화지수는 0.07로 일본(0.37)의 18.9%에 그쳤다.
무역특화지수는 전체 수출입 금액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수로 만든 수치로 각국의 산업이나 제품 경쟁력을 비교할 때 쓰이며, ‘1’에 가까울수록 수출이 크고 ‘-1’에 근접할수록 수입 비중이 큰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가 지난 90년대 말 이후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핵심부품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온 터라 이 같은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강조해 온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이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관련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부품·소재 여전히 취약=우리나라의 부품·소재산업 무역특화지수는 지난해(1∼6월) 0.07로 2002년(0.02)과 2003년(0.03)에 비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 대한 무역특화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로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1∼11월) 일본에 대한 무역특화지수가 -0.45를 나타냈으며, 미국과 독일에 대해서도 각각 -0.07과 -0.14로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단지 중국과 대만에 대해서는 0.39와 0.08로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품목 오히려 악화=전자와 전기기계 부품 가운데 유선통신기기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의 대일 무역특화지수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개선된 품목을 보면 유선통신기기의 무역특화지수는 지난 2000년 -0.57에 그쳤으나 지난해 11월 0.70을 기록하며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절연선 및 케이블 역시 2000년 -0.32에서 지난해 11월 0.32로 개선됐다.
그러나 △전자집적회로(0.01→-0.03, 이하 2000년 말→2004년 11월) △방송수신기 및 영상·음향기기(0.11→-0.79) △변압기·전자코일 및 기타 유도자(0.26→-0.17)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및 유사반도체(-0.72→-0.72) △배전반 및 전기자동 제어반(-0.96→-0.96) 등은 오히려 악화되거나 취약한 상태가 유지됐다.
◇대안은 없나=결론은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집중투자 및 이를 통한 시급한 부품·소재 중핵기업 육성으로 모아진다. 특히 중국·일본 등 부품·소재 후발국이 범용품목에 대한 저가공세로 우리나라 제품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만큼 핵심부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전경련 백승윤 조사역은 “국내 부품·소재기업 상당수가 영세해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매우 미진하다”며 “핵심 부품·소재의 경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부품·소재 중핵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바로 시장에서 소비될 수 있는 산업계 차원의 노력도 지적됐다. 이성원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부회장은 “정부가 국산 부품·소재에 대해 신뢰성 검토를 바탕으로 인증제도 및 보증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기업 상당수가 외국산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