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인사 `지역 안배` 하나

‘영남 출신 아니면 출연연 기관장하기가 어렵다?’

과학기술계 인사 경향이 최근 들어 달라진 세태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25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한동안 특정 지역 출신으로 채워 빈축을 사던 정부의 과기계 기관장에 대한 인사 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한동안 출연연 기관장은 영남지역, 그외 상급 기관장은 수도권 및 중부권에서 배출되는 등 지역 안배 차원의 균형정책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재공모도 불사=출연연에선 정부의 인사 방침에 대해 인사과정에서 서로 헐뜯거나 논란의 시비가 일면 무조건 재공모하는 것을 관행처럼 인식하는 분위기다. 과거 한번 결정하면 정부의 권위 때문에라도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의 인사 정책은 사라졌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재공모했다. 그 이전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과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을 재공모로 선출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정부가 ‘맘에 들 때까지 기관장 공모를 다시 한다’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지만 적어도 공모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나 서로 헐뜯는 시비에 대한 논란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관장 출신지 안배?’=한동안 호남 출신이 아니면 어려웠던 기관장 출신지역도 지역 안배든 아니든 다각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출연연 기관장급에서는 영남 출신들이 그동안의 소외감을 극복이라도 하듯 상대적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출연연 상급기관장은 수도·중부권이란 등식이 성립한다.

출연연 기관장으로 지난달 첫 공모로 뽑은 안동만 국방과학연구소장은 경북 안동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왔다. 지난 15일 선출된 박창규 원자력연구소장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기고를 졸업했다. 신원기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경남 창녕이 고향으로 부산고 출신.

반면 출연연 상급기관인 산업기술연구회의 이호일 이사장은 경기 수원 출신으로 경복고를 졸업했으며, 최근 재공모에서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으로 내정된 최영락 내정자는 충남 보령 출신이다.

◇진행중인 공모결과 촉각=현재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3개 과기계 연구회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 6개 기관장 선출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생명연, 천문연 등 일부 기관장의 경우는 연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최근의 정부 인사스타일로 봐서는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역차별론도 제기하고 있다. 호남지역 출신이라는 ‘딱지’가 오히려 핸디캡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호남 지역 출신이 기관장으로 선출된 경우는 우여곡절 끝에 기관장 대열에 올라선 최익수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출연연 관계자는 “기관장 공모에서 시비가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관료적인 권위의식을 내세워 밀어붙이던 구태는 사라진 것 같다”며 “지역 균형 발전 방침에 따른 안배와 함께 외부인보다는 기관 내부 공모자를 우대하는 분위기속에 그동안 정설로 알려진 연임 불가론조차 깨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