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정을 추진하는 ‘정보기술아키텍처의 효율적 도입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ITA법)’은 국가 정보화의 틀을 확 바꾸는 획기적인 법률이다. 그래서 그런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 17일 이 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가 열렸다. 정보통신부가 입법을 예고한 지 1년도 훨씬 넘어서야 비로소 입법부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ITA법의 주도권 등을 놓고 정통부는 물론이고 행정자치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 결과 지난 3월에야 겨우 합의안을 도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행정부의 법안 조율 과정에서 부처별 나눠먹기식 졸속 처리는 없었는지, 국가 정보화를 위해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등은 이제 입법부인 국회가 짚어내야 할 몫이다.
실제로 이번 공청회에서 최대 쟁점사안으로 꼽힌 감리원 자격제도에 대해 노동부와 협의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입법준비 과정에서 행정부가 간과했던 부분을 의원들이 날카롭게 짚어냈다.
특히 법안의 협의·조정 과정에서 정통·행자부로 무리하게 이원화된 관리체계로 인해 ITA법이 자칫 졸속 운용되진 않겠냐는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일리가 있다. 추진주체의 모호한 구분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지적한 사항이다.
법안 통과 후 시행령 등의 하부법령 제정시 이 같은 문제를 수정·보완하겠다는 것이 정통부의 논리다. 하지만 모법 자체에 제도적 모순과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 등 하위법으로 개선을 바라는 것은 난센스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정통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 과기정위는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심사와 질의보고 등을 통해 법안의 통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각오다.
국회의 견제는 헌법이 부여한 고유 권한이다. 이는 곧 행정부와는 다른 시각에서 법안을 심의, 편견과 착오를 줄여 균형잡힌 결정을 내리라는 국민의 주문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이들 두 권력의 건강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정보화에 보다 도움이 되는 개혁 법이 탄생하길 바란다.
컴퓨터산업부=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