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PO 오퍼튜니티 2005]한국기업 진출 현황

 나스닥은 그 자체로서 세계 IT 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보증수표다. 나스닥 상장의 의미가 그만큼 각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벤처기업이 나스닥에 상장될 때 코스닥보다 평균 2배 정도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단순 비교하면 미국 모바일 게임업체 잼닷은 지난해 매출이 약 160억원에 불과하지만 나스닥 시가총액은 600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비해 한국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이 402억원에 이르지만 코스닥 시가 총액은 7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증권시장 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시장가치만이 아니다.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인정받으면 자사 제품의 판로는 사실상 전세계로 보장받게 되고, 여타 해외에서도 마케팅이 훨씬 수월해진다. 미국 외의 해외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나스닥 시장 진출을 성장의 희망으로 여기는 이유다.

 하지만 IT 강국이라는 자평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의 나스닥 진출은 걸음마 수준이다. 현재 나스닥 상장 기업은 불과 4개, 뉴욕증권거래소를 합쳐도 12개에 그친다.

 첨단 기술주 시장인 나스닥에는 미래산업(반도체장비), 하나로텔레콤(초고속인터넷), 웹젠·그라비티(온라인게임), 리디스테크놀러지(디스플레이용반도체칩) 정도다. 본사를 실리콘밸리에 둔 리디스테크놀러지는 미국 기업인 탓에 실은 4개에 불과하다. 야심차게 나스닥에 진입했던 두루넷과 이머신즈는 얼마가지 않아 상장폐지되는 신세를 겪었다.

 이에 비해 우리보다 IT 기술·산업 측면에서 뒤졌다고 평가되는 중국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에만 20개에 달한다. 나스닥에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활약이 더디지만 중국계로 분류되는 홍콩·싱가포르 기업들이 18개, 특히 케이먼군도 등 조세회피지역을 통해 상장한 기업까지 합치면 30여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와 경쟁관계인 일본 기업도 현재 나스닥에는 13개나 올라 있다. IT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 IT 기업들이 나스닥 진출에 부진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 시장의 현실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당장의 매출에 허덕이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지속적인 성장성을 중시하는 미국 현지 투자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어렵다. 여기다 나스닥 상장의 요건인 독립이사·감사위원회 등 경영 투명성 구조도 생소한 실정이고, 국내 증권사나 벤처캐피털의 해외 상장 경험이 부족한 점도 걸림돌이다.

 비록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지속적인 주가관리 등에 어려움은 상존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유망 IT 기업들이 나스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되, 종전과 다른 보다 현실적인 진출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는 그라비티처럼 직상장하는 경우와 리디스테크놀러지의 사례처럼 해외법인화를 통해 상장하는 모델 정도였다.

 하지만 이스라엘계 기업들이 주로 택하는 유수기업과의 합작사 설립을 통한 상장이나, 현지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상장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스닥에 정통한 회계·법률 자문과, 현지 전문인력 수혈 등 다각적인 보완책이 절실하다는 게 국내 업계의 한결같은 과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