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CP 몸집 키우는 속내

모바일게임업계가 수평·수직적인 결합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는 것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비춰진다. 매년 공급(CP)은 계속 늘어나는데 수요(시장)는 정체 내지는 축소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이통사들의 잠정적인 올해 게임 콘텐츠 매출은 작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CP들의 체감 경기도 작년의 70%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며, 사실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CP들의 세력화 현상은 이통사들의 모바일게임 수급 체계 변화와 결코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온라인 및 콘솔게임 시장과 달리 모바일은 서비스업체인 이통사의 영향력이 가히 절대적이다. 이통사 정책 변화에 따라 CP들의 경영 전략과 전술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SKT·KTF 등 이통사들이 불특정 다수의 CP들을 상대하는 콘텐츠 소싱 전략을 바꿔 몇몇 대형 CP(퍼블리셔)들을 통해 콘텐츠를 수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게임 콘텐츠 수급 시스템 재편이 선발 CP들의 대형화, 세력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의 경우 이같은 퍼블리셔를 통한 콘텐츠 수급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렇게되면 이통사들이 퍼블리셔인 ‘마스터CP’를 제한적으로 선정할 수 밖에 없고, 결국 CP들의 외형과 인지도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이통사들이 마스터CP를 선정할 경우 대형 포털 및 게임포털 운영사들을 주로 선정하고 나머지 일부만 선발 모바일게임업체 몫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견 모바일게임업체 사장은 “CP입장에서 보면 이통사의 마스터CP가 되는 것하고 안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선발업체들로선 생사가 걸린 문제로 확대해석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IPO(기업공개)나 펀딩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몹집 키우기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규모가 작고 날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현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IPO나 펀딩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이는 업계 부동의 1위로 작년 코스닥 예비심사 당시 우량한 실적을 보유했던 컴투스가 끝내 IPO에 실패하고 80억원대의 외자유치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및 세 확산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직·간접적으로 모바일게임 소싱 능력을 대폭 확대, 매출 및 수익의 안정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원할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벤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실제 미국의 주요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들의 경우 과감한 글로벌 화학적 결합을 통해 네트워크를 강화해 대규모 펀딩과 나스닥에 상장함으로써 세계적인 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폰과 3D게임의 등장에 따라 대형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모바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란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막강 자금력에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개발력과 기획력의 비교우위가 확실한 온라인게임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어떤식으로든 합종연횡을 통한 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선발 모바일게임 CP들을 중심으로한 본격적인 세 불리기가 시작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의 모바일 시장이 향후 어떻게 재편될 것이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컴투스, 게임빌, 엔텔리젼트, 웹이엔지, 이쓰리넷 등 매출 100억 미만의 중소 기업들이 지금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점차 대형 포털이나 퍼블리셔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무엇보다 컴투스, 엔텔리젼트 등 일부 선발 CP들의 퍼블리셔화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컴투스는 이미 외자 유치 자금 80억원 가량을 바탕으로 중국 등에서 글로벌 퍼블리셔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넥슨 자회사인 엔텔리젼트 역시 막강 자금력을 자랑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모바일 시장을 견인할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최근엔 몇몇 선발업체들도 외자 등 외부에서 자금을 끌여들여 본격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준비중이다. 이런 상황에 만약 이통사들이 퍼블리셔 제도를 도입한다면, 이들 선발 퍼블리셔 중심으로 CP들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소 모바일게임업계 관계자들들은 “자금도 자금이지만, 이들 업체는 모바일 산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시장 지배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게임포털 운용사들도 요주의 대상이다. CJ인터넷, NHN 등 몇몇 업체는 모바일 시장에 이미 뭉칫돈을 투입한 상황이다. 아직은 시장 파이가 작아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유무선 콘텐츠의 연동과 향후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투자를 단행할 경우 앞으로 이 시장 재편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자금력에 의한 양극화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모바일 시장이 대형 퍼블리셔를 축으로 스튜디오 형태의 개발사들이 헤쳐 모이는 추세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